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역사상 가장 포괄적인 핵무기감축협정에 서명한지 하루만인 25일 새로운 미러협력의 시대를 선언했다. 부시 대통령은 러시아 TV로 생중계되는 가운데 푸틴 대통령과 상트 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을 방문한 자리에서 미.러 양국의 새로운 협력관계가 러시아의 경제 회복을 가속화시키는데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면서 "강력하고 번영하며 평화적인 러시아는 미국에도 좋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도 핵무기감축협정과 미.러 양국의 전략적 관계를 규정한 협정을 찬양하면서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모든 사안의 결과에 만족하며 모든 목적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우리가 서명한 협정은 핵무기에 관해 많은 것을 포괄하고 있으며 평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동시에 냉전은 끝났으며 미국과 러시아는세계를 위해 친구가 될 것이고 그래야 한다는 점을 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서명한 협정에 따르면 미.러 양국은 향후 10년 동안에 걸쳐 양국이 현재 보유할 수 있도록 돼 있는 약 6천여기의 핵탄두를 3분의 2감축, 각각 2천200기와 1천700기로 줄이도록 돼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친밀감을 과시하듯 푸틴 대통령을 "나의 친구" 또는 "블라디미르" 로 불렀으며 푸틴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을 "조지"라고 불렀다. 양국 정상은 그러나 학생들과 대학 교수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경제문제에 관해서는 약간의 긴장관계를 드러냈다. 푸틴 대통령은 냉전시대에 미국이 취한 무역규제들이 러시아의 첨단제품 수출을어렵게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부시 대통령도 러시아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지지하지만 "러시아의 WTO가입은 모든 다른 나라들과 동등하게 다뤄져야 하며 러시아는 WTO가입에 앞서 경제를 개방하고 공정한 관세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어떤 특혜도 바라지 않는다"며 "러시아가원하는 것은 세계시장 및 미국과의 공정한 무역관계"라고 주장했다. 부시 대통령이 이날 상트 페테르부르크 대학과 에르미타주 박물관 등을 방문하는 동안 세계화에 반대하는 공산주의자와 활동가 수백명이 뒤를 따랐지만 시위 지도자들은 사복경찰에 의해 쫓겨 났다. 부시 대통령은 자크 시라크 대통령과 회담하기 위해 26일 프랑스에 도착할 예정이며 27일에는 노르망디를 방문할 계획이다. (상트 페테르부르크 AP= 연합뉴스) lh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