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슈미르 분쟁으로 인도와의 전쟁 위험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파키스탄이 25일 핵 탑재가 가능한 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리에 실시했다고 발표, 미국 등 국제사회가 양국에 자제를 요청하는 등 서둘러 사태수습에나섰다.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이날 미사일 시험발사 성공을 발표하면서"우리는 전쟁을 원치 않지만 전쟁에 대한 준비는 돼 있다"고 말했다. 인도는 파키스탄의 중거리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 `불신과 당혹감'을 표시하면서 "파키스탄의 행위는 불필요한 도발행위"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카슈미르 분쟁으로 인도와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실시된 파키스탄의미사일 시험발사는 양국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파키스탄은 이날부터28일까지 일련의 미사일 발사시험을 계속 실시할 예정이다. 미사일 시험발사 = 파키스탄 정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파키스탄은 오늘 독자적으로 개발한 지대지 중거리 탄도탄 미사일인 `하트프 5/가우리'의 시험발사를 성공리에 마쳤다"면서 "이 시험은 일상적인 과정이며 현재의 (카슈미르 분쟁)사태와는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은 이 시험 성공을 축하하면서 "오전 9시30분(25일 현지시간)에 우리 미사일이 발사돼 1천500 를 날았으며 그것은 목표물에 적중했다"고말했다. 파키스탄의 한 고위 관리는 "이 시험은 파키스탄 서북부 지역에서 실시됐으며사거리가 1천500 2천 (900 1천200마일)로 높은 정확도를 보유한 이 미사일은 핵탄두를 장착, 운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파키스탄은 미사일 시험에 앞서 24일 인도에 향후 수일안에 일련의 미사일 발사시험을 한다고 통보했으며 그같은 조치는 카슈미르 분쟁으로 인한 전쟁위기에서 인도에 무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됐다. 무샤라프 대통령 발언 =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미사일 시험발사 직후인도와의 분쟁을 원치 않지만 파키스탄은 전쟁을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이날 수도인 이슬라마바드에서 개최된 한 이슬람 회의에서 "전쟁을 원치 않지만 전쟁을 두려워하지도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미사일 시험발사는 "파키스탄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슈미르 전투 = 인도군과 파키스탄군은 지난 1999년 당시 두 달 동안 교전이벌어져 1천여명이 사망했던 카슈미르 북부의 카르길 지역에서 25일 치열한 포격전을벌였다. 이 과정에서 파키스탄쪽에 있는 이슬람 무장병력 3명과 인도군 2명 등 5명이 사망해 지난 일주일간 양쪽 사망자가 31명에 달했다. 양국군은 카슈미르 국경지역에서 9일째 교전을 벌이고 있다. 인도 반응 = 인도는 파키스탄의 미사일 시험 실시에 대해 `불신과 당혹감'을표시하면서 "파키스탄의 행위는 불필요한 도발행위"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인도 국가안보자문위원회의 아미타브 마투 위원은 "파키스탄의 미사일 시험 결정은 고도의 도발행위"라면서 "양국간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탈 베하리 바지파이 인도 총리도 이와 관련, 파키스탄에 대한 인도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면서 카슈미르에서 활동중인 이슬람 무장세력에 대한 파키스탄의 지원을 중단하도록 국제사회가 압력을 가해줄 것을 촉구했다. 국제사회 반응 = 러시아를 방문중인 부시 미국 대통령은 25일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에게 "카슈미르에서 발생한 인도 파키스탄간의 교전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무샤라프 대통령이 말한 바대로 이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그것은 국경지대에서의 공격을 중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부시 미국 대통령과 함께 러시아 제2 도시 상트 페테르부르크를 방문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양국 분쟁이 최근 격화되는 데 우려한다"면서 "양국지도자들이 6월 3 5일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열리는 독립국가연합(CIS) 8개국 협력회의에 참석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날 이뤄진 파키스탄 미사일 시험에 언급, "파키스탄 정부가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사일 시험을 강행해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미사일 시험 시기에 유감을 표명하며 인도와 파키스탄간의 긴장고조가 "재난으로 이어질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대통령궁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