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연쇄테러를 둘러싼 사전 인지여부를 놓고 공방이 지속되는 가운데 FBI의 한 고용원이 3년 전에 미 국방부 건물에 비행기 자살테러를 감행한 하니 한주르에 대한 정보를 FBI에 제공했다고 폭로해 파문이 일고 있다. 23일 ABC뉴스 인터넷판은 미 피닉스에서 FBI에 고용돼 4년간 일했던 아우카이콜린스와의 회견을 통해 이같은 주장을 상세히 소개했다. 콜린스는 피닉스의 아랍 및 이슬람사회의 동태를 감시하기위해 FBI 고용원으로 활동했으며 한주르가 피닉스에서 비행훈련을 받고 있는 동안 그에 관한 정보를 FBI에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콜린스는 지난 1996년 FBI가 한주르 등 비행훈련을 받는 사람들을 포함한 아랍계 청년들의 동태를 감시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정보를 토대로 FBI가 한주르의 피닉스 거주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정확한 주소, 전화번호 그리고 보유 차종까지 정확히 파악하는 등 "FBI는 그에 관한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고주장했다. 콜린스는 그러나 FBI가 한주르를 위협적인 인물로 간주하지 않아서 한주르의 통신을 감청하거나 색다른 기술을 연마하는 점 등을 포착하는데 실패했다고 말하면서 조만간 이와 관련해 '나의 지하드(My Jihad)'라는 저서를 출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만일 콜린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지난해 7월 비행교육을 받는 아랍학생을 조사해 줄 것을 요청했던 FBI 정보원 켄 윌리엄스의 메모에 이은 또 다른 9.11 테러 관련 사전정보로 특히 실제 테러범의 신원이 확인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러나 폭로방송이 나간 후 20시간 뒤 FBI는 콜린스의 이채로운 경력을 주목해 4년간 FBI의 끄나풀로 이용했던 점은 사실이지만 그가 한주르에 대해 알려준 것은 없다며 단호히 부인했다. 이슬람전사로 자칭하는 콜린스는 미국에서 출생해 10대 시절에 경찰과 문제를 일으킨 뒤 이슬람교에 몰입해 해외에 나가 전사로 활동하다 체첸에서 대인지뢰를 밟아 다리를 잃은 특이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