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참사 이후 전환점을 맞은 미국과 러시아양국 관계가 조지 W.부시 미국 대통령의 역사적인 러시아 방문을 계기로 명실상부한새 시대의 `동반자 관계'가 구축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략핵 감축협정 외에 경제협력 증진 방안 등 군사적인 부문 이외의 협력강화를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로 다룰 방침임을 분명히 한데다 부시 행정부도 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기대 이상의 성과 마저 점쳐지고 있다. 영국 BBC 온라인(www.bbc.co.uk)은 23일 양국이 국제테러 위협에 직면, 과거 냉전시대의 적대관계를 걷어치우고 수년동안 지속된 상호불신을 해소, 완전하게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방송은 특히 이번 정상회담과 관련, 미국과 러시아 모두 '냉전잔재의 부담이 상당부분 해소된 상태에서 진정한 협력관계" 구축을 위한 논의의 장이 될 것이라고 방송은 설명했다. 미국의 한 고위 관리는 이와 관련, 부시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간 정상회담은 양국 관계를 '실제로 장기적인 동맹관계뿐 만 아니라 확고한 협력자관계에 올려놓을 것'이라고 전하면서 9.11 테러참사로 인해 종전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일이 지정학적 현실이 됐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아프가니스탄 대테러전쟁과정에서 미국이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우즈베키스탄 등 구소련 공화국내 군사기지를 사용하도록 묵인하고 그루지야내 미군사고문단 활동도 허용되기도 했다. 뉴욕과 워싱턴, 펜실베이니아에 대한 테러공격이후 러시아는 미국에 각종 정보를 넘겨줬으며 아프간 집권 탈레반과 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조직 알-카에다 토벌을위한 아프간 북부동맹에 대한 무기지원에 동의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그러나 특유의 교묘하면서도 민첩하게 기회를 포착,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등 서방 통합을 위해 보다 큰 용인을 확보, 미국과의 새로운 관계 구축의 기회로 삼았다고 BBC는 보도했다 9.11 테러이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 세계 지도자 가운데 가장 먼저 부시 미대통령에 조의를 표했다. 미-러 파트너십은 러시아가 미국의 지구적 헤게모니에 대항할 위치에 있지않기때문에 현재 한쪽으로 균형이 쏠려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력관계는 여전히 구축돼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과거 슬로베이나와 텍사스 크로퍼드목장 등의 두 차례 정상회담은 강력한 개인적 공감대형성에 초점이 맞춰졌으나 이번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스부르그회담은 실질적으로 훨씬 많은 문제를 다루게 된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현안은 미국과 러시아가 각각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의 3분의 2감축 등 새로운 군축협약에 서명한다는 사실이라고 BBC는 강조하면서 양국 정상이 서명하게 될 조약은 종전 협약과 달리 분량 또한 3쪽 미만으로 ▲전략핵무기비축량을 1천700-2천200기로 각각 감축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 2009년까지 유지등을 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방송은 또 미국은 감축 핵무기를 해체하지 않고 저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이같은 '실질적 감축'협약은 미국 정부의 승리이며 러시아로서는 지구상 최후의 초강대국 미국과의 핵균형을 포기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러시아와 나토는 또 로마에서 개최될 나토-러시아 정상회담에서 대테러,핵무기확산, 미사일방어, 평화유지및 민방위활동을 포함한 광범위한 현안들에 대해논의할 예정이며 부시-푸틴 미ㆍ러 정상 역시 이때 재차 회동하는 등 양국간 `전략적 틀'을 구축하게 된다고 BBC는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용윤기자 yy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