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일정으로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도착한 요한 바오로 2세(82) 교황은 22일 가이다르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의 회담하기에 앞서 순국 열사 기념관을 약 10분간 방문하고 방명록에 서명했다. 이기념관은 이웃 기독교 국가인 아르메니아와 벌인 전쟁 중 사망한 아제르바이잔 군인들을 기리기 위해 건립한 기념관이다. 이슬람 국가인 아제르바이잔과 기독교 국가인 아르메니아는 지난 89-94년간 아제르바이잔내 아르메니아인 거주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의 독립을 둘러싸고 전쟁을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아제르바이잔 군인 약 3만명이 사망했다. 아르메니아도 군인 수천명을 잃었으며 약 1백만의 아제르바이잔인 이재민도 발생했다. 교황의 이번 아제르바이잔 방문은 작년 9월 아르메니아를 방문한데 대해 균형을맞추어 달라는 아제르바이잔 당국의 요청에 부응하기 위한 조처이다. 알리예프 대통령은 교황이 아제르바이잔을 방문해 나고르노-카라바흐를 둘러싼 이웃 아르메니아와의 분쟁에서 바티칸 당국이 아제르바이잔을 지원해 줄 것을 희망해 왔다. 알리예프 대통령은 공항에서 나고르노-카라바흐 문제를 둘러싼 양국간 분쟁에서약 1백만의 아제르바이잔인 이재민이 생겼다고 지적하고 이들을 위한 지원을 호소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이에 대해 종교의 이름으로 양국간 전쟁 종식과 화해를촉구했다. 교황은 대통령궁에서 행한 연설에서 더는 신성모독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나는 평화의 사도로 아제르바이잔에 왔으며 내 몸안에 숨결이 살아 있는 한신의 이름으로 평화를 외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교황은 러시아 동방정교회와 화해하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아제르바이잔에 이어 불가리아에 사흘간 머물 예정이다. 교황의 불가리아 방문은 동방정교와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최근 교황이 벌이는 화해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그의 불가리아 방문은 당초 동방정교 지도층의 반대에 부딪쳤다. 동구에선 바티칸이 전통적으로 동방정교권에서 영향권 확대를 시도한다고 간주해 가톨릭교회와 종종 긴장 관계를 유지해 왔다. 가톨릭과 동방정교와의 알력은 특히러시아에서 격심해 이 같은 결과로 러시아는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방문을 계속거부하고 있다. (바쿠 AFP=연합뉴스) dcpark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