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지역 유료 TV업체들이 채산성 악화로 잇따라도산을 선언하거나 합병을 모색하고 있어 국내 셋톱박스 제조업체들의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이코노미스트誌 최근호에 따르면 지난 8일 독일 키르히 그룹의 유료 TV 방송인'프리미어'의 지주회사 키르히 페이TV가 뮌헨 법원에 파산을 신청하는 등 유럽지역유료 TV방송이 가중되는 적자난을 이기지 못하고 하나둘씩 무너지고 있다. 이에 앞서 스페인의 유료 TV 사업자인 '키에로 TV'와 영국의 ITV 디지털도 수요 부진에 따른 적자난에 허덕이다 결국 파산을 신청한 바 있다. 실제로 파산 당시키에로 TV의 가입자는 21만명에 불과했었다. 심지어 카날 플러스와 B스카이B 등 주요 유료 TV업체들도 경영상황은 마찬가지다. 카날 플러스는 지난 1.4분기에 6천4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B스카이B도 3천800만달러의 적자를 냈었다. 이처럼 유료 TV업체들이 적자 구조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가입비의 과당경쟁으로 미국 등에 비해 훨씬 저렴한 데다 적자가 누적되면서 신규 기술투자를 하지 못하고 있어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때 4개의 유료 TV업체가 경쟁을 벌였던 영국의 경우 현재 3개로 줄어든 상태이며 스페인도 한때 3개업체가 출혈 경쟁을 벌였었다. 또한 이러한 경영악화는 파산 이외에 적자구조 탈피를 위한 합병이라는 현상을낳고 있다. 스페인의 유료 위성 TV업체인 소헤 카블레과 비아 디히탈은 적자 감소를 위해 최근 합병을 선언했었다. 이밖에 이탈리아의 뉴스 코퍼레이션스 스트림과 비방디 텔레피우도 비용 절감을통한 적자 탈피를 위해 구조조정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기자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