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티모르가 20일 독립국가로 공식 출범했다. 1524년 포르투칼 식민지가 된 동티모르는 지난 75년 자치정부를 수립했으나 불과 일주일만에 인도네시아의 침략으로 독립에 실패했다. 그러나 99년 유엔의 위임통치를 받으면서 건국을 또다시 준비,결실을 맺은 것이다. 사나나 구스마오 초대 대통령(55)은 이날 새벽 공식취임식을 갖고 옛 식민종주국인 인도네시아와의 화해를 비롯해 빈곤 등 국내문제 해결을 약속했다. 이어 초대내각을 출범시켰으며,한국 일본등 세계 12개국과 수교했다. 동티모르의 독립에는 구스마오 대통령의 공헌이 컸다. '티모르 라로세(떠오르는 태양)'로 칭송받는 그는 인도네시아군의 침공때 부터 독립운동 단체를 이끌며 게릴라전을 주도했다. 91년 체포된 뒤 종신형을 선고받고 옥고를 치렀으며 99년 석방된 뒤 건국작업을 떠맡았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들은 그를 '아시아의 넬슨 만델라'로 칭했다. 힘든 역정을 거치며 옥중에서 투쟁을 지휘한 것이나 승리한 뒤 화해와 용서를 호소한 것까지 닮았다는 것이다. 인구 75만명의 소국으로 1인당 GNP는 4백78달러. 커피와 석유가 주요 자원이며 포르투갈어를 공용어로 쓰고 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