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로 취임 2주년을 맞는 천수이볜(陳水扁) 대만총통이 최근 지지도 상승 속에 재선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내는 한편 미, 일 등과자유무역지대 설치를 통해 대륙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 나가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천 총통은 이와 함께 중국이 대만 총선 당시 특정 후보를 매수하려 기도했다고주장, 야당들이 반발하고 나섬에 따라 집권 후반기에도 양안관계 경색은 물론 야당들과의 힘겨루기가 이어져 장기 침체 국면의 지속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홍콩 일간 명보(明報)는 19일 천 총통이 수 일 전 일본 요미우리 신문 회견에서2004년 선거 출마 방침을 최초로 밝히는 한편 재선에 자신감을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천 총통은 회견에서 양안 경제의 평형 발전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대만경제의 대륙 의존도를 줄여 나가기 위해 미국과 일본, 싱가포르 등과 적극적으로 자유무역지대 설치 협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제 교류 확대를 통한 양안관계 개선을 요구해 온 국내 기업계 및 야당들과의 갈등 고조는 물론 양안관계 역시 미.일등과의 정치.경제관계 확대 시도로 현재의 경색 국면이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대만의 대표적인 기업가로 한 때 천 총통에 호의적이었던 왕융칭(王永慶) 타이수(台塑)그룹 회장도 최근 "천 총통은 말로만 3통(通) 확대를 주장할 뿐 행동으로 보여주는 게 없다"고 드러내 놓고 비난하는 등 대륙 투자기업들의 대륙경제 정책에 대한 불만은 민진당 정부 출범 후 점차 고조돼 왔다. 천 총통의 정치적 후견인인 리덩후이(李登輝) 전 총통 등 독립주의자들은 반대로 '소(小)3통' 실시 및 대륙투자 정책 규제 완화 등 민진당 정부의 정책을 비난하면서 대륙투자가 늘어날 경우 발목을 잡힐 우려가 있다고 강조하며 투자정책 규제철폐를 반대하고 있다. 천 총통도 앞서 "대륙과의 '경제전쟁'이 불가피하다"는 발언을 내놓은 바 있어 리 전 총통의 주장을 답습하고 있는 모습이다. 천 총통은 또 이 달 초 독일의 시사 주간 미러와의 회견에서 중국의 고위 관리가 지난해 12월 치러진 총선에서 특정 후보를 후원했음을 입증해주는 증거를 갖고있다고 주장하고 나서 여야 관계 및 양안 관계에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제1,2 야당들인 국민당과 친민(親民)당은 천 총통에게 즉각 증거를 제시하라고 촉구하면서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예고했다. 한편 취임 직후 경제 위기 속에 원자력 발전소 건설 재개 문제 등을 둘러싼 탄핵 위기로 오랫동안 '지지도 바닥' 악몽이 이어져 온 천 총통은 취임 2주년을 앞두고 실시된 각종 여론 조사에서 취임 1주년 당시에 비해 약10% 포인트 높게 나타나 천 총통의 후반기 국정 운영에 윤활유가 될 전망이다. 명보는 19일 친민진당 조사기관인 산수이(山水)여론조사공사 조사 자료를 인용,최근 실시된 총통 인기도 조사 결과 지지도가 1주년 당시(48%)보다 11%포인트 높은 59%를, 또 거부 반응은 지난해의 45%에서 11% 포인트 떨어진 34%를 각각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56%는 천 총통의 국정운영이 나아질 것으로 낙관했다. 일간 중국시보(中國時報)가 14~15일 실시한 여론조사 역시 천총통에 대한 지지도가 지난해보다 10%포인트 높아진 57.5%를 기록했다. (홍콩=연합뉴스) 홍덕화특파원 duckhwa@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