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정부기관을 겨냥한 여객기 납치 자살테러공격이 9.11 테러 수년 전에 계획됐고, 미 정보.수사당국은 테러 2년 전과 6년전 등 최소한 두 차례에 걸쳐 가능성을 경고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9.11 테러 방지를 위한 조지 W .부시 대통령 정부의 미온적인 대응 여부를둘러싸고 책임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나와 파문은 전(前) 정권까지 확산될 전망이다. 미 의회도서관은 9.11 테러 2년 전인 1999년 9월 국가정보위원회를 위해 작성한보고서에서 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조직 알-카에다 산하 `순교자 여단'의 테러범들이여객기를 납치해 국방부 본부건물에 자폭 테러할 가능성을 경고했다고 AP가 17일 보도했다. 보고서는 테러범들이 피랍 여객기에 고성능 폭탄을 싣고 국방부 외에도 백악관,중앙정보국(CIA) 본부 건물 등을 공격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국가정보위원회는 백악관과 CIA에 위기 상황에 대한 자문역할을 하는데, 문제의보고서 작성 당시 위원장이던 존 개넌 CIA 부국장은 관계자들이 오래 전부터 여객기납치 자살테러를 실제 위협으로 인지하고 있었다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문제의 보고서를 알고 있었다고 시인하고 그러나 보고서에는 특정 테러 목표물에 대한 직접적인 정보가 없었고 다만 테러분자들의 테러방법에 대한 평가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필리핀 정보당국은 지난 1995년 국방부, CIA 본부건물 등에 대한피랍 여객기 테러 가능성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고 미 연방수사국(FBI)에 이를 알려주었다고 CNN이 17일 보도했다. 필리핀 수사 당국은 9.11 테러에 앞서 지난 1993년 뉴욕의 세계무역센터(WTC)에테러공격을 했던 람지 유제프의 마닐라 아파트에서 유제프의 오른팔 압둘 하킴 무라드를 체포했고, 무라드가 이같은 계획을 털어 놓았다는 것이다. 수사당국은 현장에서 테러범들이 뉴욕,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등의 민간 빌딩을테러 목표로 잡았다는 증거들도 발견했다. 한편 ABC 방송에 따르면, 9.11테러 방지에 대한 공조 미숙의 책임을 지고 지난3년간 CIA의 대(對)테러팀장이었던 코퍼 블랙이 해임됐다. 코퍼 블랙이외에도 CIA 고위직에 대한 문책 인사가 잇따를 것이지만 조지 테닛CIA 국장과 로버트 뮐러 FBI 국장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신임은 두텁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대기자 sd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