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학들이 우수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앞다퉈 등록금을 깎아주는 추세가 크게 확산되고 있다. 16일 월 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학생의 성적이 아니라 등록금 납부능력에 따라 장학금을 주도록 명문화한 동부의 명문 대학 그룹 아이비 리그 등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 미국의 대학사이에는 등록금 할인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카네기 메론 대학의 경우에는 우수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학생들과 등록금 수준을 놓고 협상까지 할 정도다. 이 대학은 만약 유치대상 학생이 다른 학교에서는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다고 말하면 그만큼 더 등록금을 깎아주기까지 한다. 인디애나주 드포대학의 경우 수학능력시험인 SAT 점수가 1천20점 이상은 등록금을 3천달러 할인해 주며 1천200점 이상이면 1만달러까지 낮춰준다. 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내 331개 사립대학에서 1학년생의 76%가 다양한 형태의 등록금할인혜택을 받고 있다. 이런 경향은 사립대학 뿐 아니라 공립대학 사이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공립대학에서 주는 장학금의 3분의 2가 재정적으로 어려운 학생이 아닌 학교성적이 좋거나, 운동을 잘하는 학생들에게 지급되고 있다. 오벌린 대학의 경우 올해 중간이상의 소득계층이라고 할 수 있는 10만달러 이상 소득의 부모를 가진 224명에게 1인당 평균 8천800달러의 등록금을 할인해 주었다. 그러나 이러한 학교들 사이의 등록금할인 경쟁은 문제점을 갖고 있다. 학교재정이 취약해 지면서 실제 학구적 프로그램 등 연구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자금투입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것. 우수학생을 받아들이는 것 까지는 좋으나 그들이 훌륭한 교수 밑에서 제대로 공부하고 능력을 향상시키는 여건을 만드는데는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