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정부의 디폴트(외채상환 불이행) 선언과 태환법 폐지, 페소화 평가절하 등 본격적인 경제.금융위기 이후 아르헨티나를 떠나 제3국에 정착한 아르헨티나인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아르헨티나의 유력 보수일간 라 나시온은 13일 외무부 영사국 통계자료를 인용,"경제위기가 본격화된 최근 2년동안 14만명이 경제난과 정치.사회 불안에 염증을 느낀 나머지 아르헨티나를 떠나 제3국에 정착했다"며 "그 결과, 전체 재외교민 숫자는58만7천여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들중 22만845명은 재외 아르헨티나 공관 영사과를 통해 등록된 교민이지만 나머지 36만6천여명은 등록없이 이곳저곳에 흩어져 살고 있는 교민들"이라며"이들의 이민전 생활이나 학력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는 정부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전했다. 신문은 또 "70년대 중반∼80년대초 군정시절엔 군사정권의 박해를 피하기 위해3만명이 해외망명했고, 라울 알폰신 정권시절인 80년대말 경제위기땐 3만명이 경제난으로 해외이주했다"고 밝히고 "최근 2년새 14만명이 빠져나갔다는 사실은 경제.사회 위기가 이전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는 반증"이라고 지적했다. 국립 부에노스아이레스대학의 이민문제 전문가인 렐리오 마르모라 교수는 "실업자나 경제난에 염증을 느낀 사람들이 장래에 대한 아무런 설계없이 충동적으로 짐을꾸려 떠나는 것이 최근 이민행렬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성기준특파원 bigp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