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권에서 맥도널드, 코카콜라, 스타벅스, 말버러 담배 등 소비재를 중심으로 미국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10일 인터넷 판에서 보도했다. 아랍권에서는 오래 전부터 미국제 거부반응과 불매운동이 없지 않았으나 최근 미 행정부가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대공세를 지지하는 듯한 인상을 짙게 풍기면서 불매운동이 요원의 불길처럼 번지고 있다. 미국의 대 이스라엘 지지를 성토하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기 때문에 직접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자각이 일었기 때문이다. 레바논의 경제학자 카말 함단은 애용하는 말버러 담뱃갑을 꺼낼 때마다 주위에서 "아직 미제 담배를 피우느냐"는 질책을 받는다고 부끄러워 했다. 비폭력적인 불매운동은 관영 언론, 이슬람 지도자의 강력한 지지 아래 힘을 얻고 있고 특히 인터넷과 e-메일, 핸드폰 메시지 등의 확산으로 미국산 소비재 판매에 타격을 줄 정도로 영향력이 막강해졌다. 아랍권에서 미국 패스트푸드 체인점들의 매출은 최근 평균 20∼30% 감소했으며, 소비재 판매도 이와 비슷한 실정이라는 것이 미국 외교관들과 업계의 추산이다. 최근 홍수처럼 쏟아지는 e-메일과 웹사이트를 통해 불매운동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대표적인 미국제는 맥도널드, 스타벅스, 마이크로소프트 등 3가지 상품. 맥도널드는 모든 식품 판매비의 일정액을 떼어내 이스라엘에 기부하고 있다는 소문이 불매운동을 부추겼다. 모로코에서 페르시아만에 이르는 맥도널드의 현지 체인점들은 성명을 내고 이를 전면 부인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타이프에서는 다섯살바기 소녀가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맥도널드 제품을 먹지 말아야 한다는 어머니 말에 그렇게 좋아하던 맥도널드 햄거버를 사달라고 더 이상 조르지 않는다. 사우디 학생들은 교정에서 기피대상 미국제를 열거하느라 경쟁이 치열하다고 부모들은 전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스라엘 지사가 이스라엘 군을 지지하는 내용의 광고판을 재정 지원했고, 스타벅스는 하워드 슐츠회장이 이스라엘에 동조하는 발언을 한 이유로각각 아랍 인터넷 세계에서 폭탄세례를 받았다. 영업에 타격을 받은 미국 패스트푸드 업체의 현지 체인들은 재료를 대부분 현지조달한다며 불매운동을 벌이면 결국 지역 경제에 손해라고 광고 캠페인에 나서기도 했다. 버거킹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반면 켈로그 시리얼, 허시 초콜릿 같이 중동의 소비자를 되찾기 위해서는 미국이 중동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호소하는 친중동 기업들도 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대기자 sd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