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남부 다게스탄공화국 카스피스크시(市)에서 9일 제2차 세계대전 승전기념 군사퍼레이드중 폭탄이 터져 어린이 12명을 포함,최소한 32명이 숨지고 약 130명이 부상했다. 이타르-타스 통신은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 사상자 대부분은 러시아군 해병대원들이나 행사에 참여한 퇴역군인들과 어린이들도 화를 당했다고 전했다. 연방보안국 관계자들은 오전 9시45분(현지시간)께 2차대전 승전 57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진행된 퍼레이드중 해병 군악대가 무명용사의 묘지를 행해 행진해 갈때 근처 키작은 나무 숲속에 사전에 매설돼있던 지뢰가 폭발해 일어났다고 밝혔다. 지뢰는 중앙광장에서 300여m 떨어진 도로 근처 숲속에 설치돼 있었으며, 원격조종을 통해 폭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폭탄테러를 저지른 범인을 가리켜 "나치와 같은 인간쓰레기"라고 비난했다. 그는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열린 승전기념 연설에서 "카스피스크에서 발생한테러행위를 저지른 자는 아무것도 신성시하지 않은 인간쓰레기이며, 우리는 그를 나치와 같은 존재로 간주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사고 직후 비상 안보장관회의를 소집하고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FSB국장을 현지로 급파했다. 참사현장을 담은 TV화면에 따르면 지뢰가 터진 레닌가(街)에는 50m가량이 붉은피로 흥건하게 물들었으며 북과 트럼펫을 포함한 군악대의 각종 악기 잔해가 어지럽게 널려있었다. 지뢰폭탈에 따른 굉음으로 인근 주택가 창문도 크게 부서졌으며 군인들이 신고있던 가죽장화도 주인을 잃은 채 산산히 흩어진 꽃다발과 함께 여기저기 나뒹굴고있었다. 마고마드 아흐메도프(35.교사)는 "사고당시 그곳에 있었는데 시체더미를 봤고사람들은 공포에 질려있었다"고 말하고 "몇몇은 부상자를 위해 응급조치를 벌였으며일부는 다친 이들을 묶고 보이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이용, 지혈작업에 나섰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다게스탄은 러시아군이 분리독립 세력들과 31개월째 전투를 벌이고 있는 남부체첸공화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크고작은 폭탄테러가 자주 발생해 왔다. 다게스탄 의회 마고메달리 마고메도프 의장은 이날 폭탄테러현장에 달려와 테러범을 "다게스탄의 적이자 러시아의 적"이라고 말하고 "그들은 다민족 국가인 다게스탄과 우리의 공동의 모국 러시아에 타격을 가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끝내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이밖에도 체첸 반군들이 체첸 수도 그로즈니에서 열린 승전 기념식에서 수류탄을 던져 경찰 4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으나 구체적인 사고내용은 밝혀지지않았다. (모스크바 AFP.AP.dpa=연합뉴스) yy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