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가 8일 파키스탄에서 발생한 자살차량폭탄테러로 지도력을 평가하는 첫 시험대에 올랐다. 프랑스인 10명을 숨지게 하고 12명을 다치게 한 이번 사건은 장-피에르 라파랭신임 총리가 임명된지 이틀, 새 내각이 구성된지 하루만에 발생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은 라파랭 정부 및 여성으로서 처음으로 국방장관에 임명된 미셸 알리오-마리 공화국연합(RPR) 총재의 능력을 시험하는 첫 관문이 될 전망이다.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이날 미셸 알리오-마리 신임국방장관을 파키스탄 카라치소재 사건현장으로 급파했다. 지난 5일 대선 2차투표에서 재선된 시라크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어떤 것도 정당화할 수 없는 이 비열한 행동을 규탄한다"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국제테러를 근절하겠다고 밝혔다. 시라크 대통령은 파키스탄 당국에 프랑스 교포들에 대한 보호강화와 철저한 사건 조사를 촉구했다. 언론들은 파키스탄의 잠수함 2대 건조계획에 참여하고 있던 국방부 해양건설국 소속 프랑스 근로자 40여명 중 10명이 이번 사건으로 숨지고 12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부상자 중 일부는 중태여서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근로자들은 묵고 있던 호텔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위해 셔틀버스에 타고 있다 택시를 이용한 자살폭탄테러에 의해 변을 당했다. 국방부와 하원외교위원회 등은 이번 사건이 국제테러조직인 알-카에다에 의해 자행됐을 가능성을 강하게 제기했다. 새 내각이 업무 인수인계조차 마치지 않은 가운데 발생한 이번 사건에 어떻게 대처하느냐는 신임 정부의 능력을 평가하는 잣대가 되고 이 평가는 다음달로 예정된 총선에서 현 정부가 속한 우파 진영의 승리 여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파리=연합뉴스) 현경숙특파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