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밤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시 해상에 추락해 탑승자 112명(승객 103명.승무원 9명) 대부분이 사망한 것으로 보이는 중국 북방항공공사 소속 MD-82 사고 여객기 탑승객들은 1주일간의 노동절(5월1일) 황금 연휴(1-7일)를 마치고 귀가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탑승객들은 여러 부류였지만 대다수가 즐거운 황금 연휴 기간 관광에 나섰다가 돌아오거나 친척 방문후 귀가하다가 사고를 당했다고 북방항공공사 관계자들은 밝혔다. 중국인들은 사회주의 국가의 긴 노동절을 쉰 다음 8일부터 정상근무해야 하기 때문에 7일밤 비행기 티킷들은 구하기가 아주 어려웠고 암표까지 나돌았다. 8일 이른 아침까지 생존자가 발견되지 않은 가운데 사고 해역에는 항공기 동체조각들과 유류품, 시체들이 떠다니고 있으며 구조선과 구조를 자원한 어선, 해군함정 4대가 철야 수색 작업을 벌였다. 신화통신은 "구조 작업은 계속되고 있으나 1명의 생존자라도 있다는 희망이 없다"고 말했다. 다롄항 관리들은 "우리가 보낼 수 있는 배들은 한 척도 빼지 않고 다 사고 현장으로 보냈다. 사고 직후 어부들은 자발적으로 배를 타고 현장으로 떠났다"고 말했다.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 주룽지(朱鎔基)총리, 후진타오(胡錦濤) 국가 부주석, 리란칭(李嵐淸) 부총리 등이 심야에 사고 상황을 보고받고 긴급 구조 지시를 내렸다. 주룽지 총리의 지시로 공안부, 교통부, 민용항공총국 등으로 구성된 구조 및 사고조사단이 다롄 현지에 급파돼 밤새 활동을 벌였다. 사고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기장이 기내에 화재가 발생했다고 지상 관제 센터에 보고했으며 사고기가 공중에서 여러 차례 선회한 다음 갑자기곤두박칠치면서 기내의 모든 불이 꺼졌다고 신화통신은 전하고 있다. 또 기내 음식을 실어나르는 카트가 새까많게 탄 채 절반으로 부러진 상태로 발견돼 "화재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신화통신은 말하고 있다. 그러나 화재가기내 실화인지, 항공기의 기계 또는 부품상의 결함인지 아직 분명하지 않다. 사고가 난 북방항공공사는 지난 1990년 설립됐으며 랴오닝성 성도인 선양(瀋陽)에 본부가 있다. 이 항공사는 사고가 난 MD-82 기종을 24대나 보유하고 있으며 이쌍발 제트기는 맥도널드 더글러스가 제조한 것으로 초기엔 MD-80으로 선을 보였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추락 사고가 단 한 차례도 없다가 불과 3주일만에 두 차례나 사망자가 각각 100명이 넘는 중대한 추락 사고가 연달아 발생해 아주 침울한 표정이다. 지난달 15일 중국국제항공공사 소속 여객기가 김해공항 부근에서 추락해 120여명이 사망한 후 3주일도 안 돼 다시 추락 사고가 났기 때문이다.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는 랴오닝성 해난구조국은 "언론에 말을 하지 말도록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사고 소식이 8일 새벽 널리 알려지면서 공항에는 피해자의 가족 친지들이 몰려들어 울음을 터뜨렸으며 북방항공공사측은 이들이 호텔에 머물도록 배려했다. 현지경찰은 사고 희생자들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색 작업은 칠흑같은 어둠과 파도로 줄곧 큰 어려움을 겪었다. 북방항공공사 관계자들은 한국인들을 비롯해 8명의 외국인이 탑승했으나 승객들이 대다수가 중국인들이며 대부분 다롄 거주자들이라고 말했다. 사고 여객기 기장은 기내에 화재가 발생했다고 보고한 후 9시32분(한국시간.10시32분) 지상 통제 센터와 연락이 두절됐으며 사고기는 8분후인 9시40분 다롄비행장 동쪽 20km 해상에 추락했다. 이는 연안에서 10km 정도 떨어진 지점이다. 이 항공기는 베이징(北京)에서 7일 밤 8시37분 출발해 다롄에 밤 9시40분 도착할 예정이었다. (베이징=연합뉴스) 이상민특파원 smlee@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