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라힘 루고바 코소보 대통령은 3일 헤이그의 유엔 구(舊) 유고전범 재판에 출석,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대통령의 알바니아계주민 학살 행위를 증언했다. 그러나 밀로셰비치는 반대심문에서 루고바 대통령을 "강대국"의 앞잡이라고 비난하는 등 오랜 정적관게인 두사람은 지척에 앉아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루고바 대통령은 지난 1989년 당시 밀로셰비치 유고 대통령에 대항, 코소보의독립을 위한 평화적 저항운동을 이끌었다. 루고바 대통령은 특히 지난 1999년 4월 밀로셰비치와 만나 그의 군대가 범죄를저지르고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밀로셰비치는 그의 군대가 민간인을 상대로 전쟁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면서, 당시 저항하던 알바니아 반군이 테러행위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루고바 대통령은 또 밀로셰비치가 자신을 서방 강대국의 `앞잡이'로 비난한데대해 "강대국과 국제사회는 우리를 지키고, 인권을 위해, 그리고 당신에 의해 자행되는 대학살을 막기위해 왔다"고 반격했다. 30분간의 심문에서 루고바 대통령은 밀로셰비치에 눈길 한번 주지않았으며 그를제3자로 언급했다. 밀로셰비치는 언론보도 등을 인용하면서 로고바 대통령에게 세르비아군에 대항해 싸운 코소보해방군(KLA)이 테러리스트 조직이 아니냐고 다그쳤다. 이에 루고바는 신문보도 등을 일축한 뒤 "KLA는 국민의 자유를 획득하기 위해탄압과 폭력에 맞서 싸운 조직"이라고 응수했다. 두사람은 또 세르비아 남부지역(코소보)의 장래에 대해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밀로셰비치가 "세르비아가 완전히 코소보를 포기할 것으로 믿는가"고 물은데 대해 루고바 대통령은 "그럴 것으로 믿으며 그래야 한다고 믿는다. 코소보는 알바니아계가 다수인 코소보인들의 것"이라고 대답했다. 앞서 루고바 대통령은 밀로셰비치 통치하에서 알바니아계 주민이 얼마나 탄압받았는지에 대해 증언한 뒤 자신이 세운 민주코소보연맹(LDK)의 설립배경 등을 설명했다. (헤이그 AP. AFP=연합뉴스) lw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