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극심한 경제난으로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함께 지난 1959년 쿠바 공산혁명의 주역이었던 아르헨출신 체 게바라의 아파트도 매각될 운명에 처했다.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북쪽 로사리오시에 위치한 이 아파트는 58평 규모의 유럽풍의 아파트로, 1928년 이 곳에서 출생한 게바라는 유년시절을 보낸 뒤 교육도시인 인근 코르도바시로 이주했다. 25년전 이 아파트를 사들인 알리시아 마리아 레페토씨는 처음엔 이 아파트가 게바라가 태어난 곳인줄 모르고 구입했으나 시당국으로부터 '체 게바라 출생증명서 사본'이 집으로 배달되는 바람에 `역사적 인물'의 출생지였음을 알게 됐다는 것. 그는 "좌익분자 색출에 혈안이었던 아르헨 군사독재시절엔 혹시라도 공산주의자로 몰릴까봐 전전긍긍했지만 게바라의 집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했다"며 "그러나 최근 극심한 경제난으로 엄청나게 오른 관리비를 감당할 수 없어 팔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게바라와 혁명동지였던 카스트로가 이 사실을 알면 아파트를 사줄 것도 같아 쿠바대사관에 이미 연락을 취했다"고 밝히고 "쿠바당국이 아파트를 사들여 '체 게바라 박물관'으로 꾸민다면 시가보다 싼 값에 넘길 생각도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평가절하 시대에 얼마를 받아야 좋을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아르헨티나 중산층 가정 출신으로 치과의사였던 게바라는 쿠바혁명 성공후 지난 60년대 중반 공산혁명의 확산을 위해 볼리비아로 잠입, 게릴라전을 주도하다 1967년볼리비아 정부군에 피살됐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성기준특파원 bigp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