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지도자 김정일은 외형적으로 변화를 끌어안으려 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외세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감과 적개심을 나타내며 노동당 간부들에게도 외국의 평화제스처를 경계할 것을 지시하는 이중성을 보이고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2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북한지도자의 언행 불일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한의 노동당원들 사이에 배포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훈시내용 등을 인용, 그가 남한의 김대중 대통령과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가진 후에도 당 간부들에게 외부세력을 절대 믿지 말라는 지시를 했었다고 전했다. 노동당의 내부자료를 분석해 보면 특히 김정일 위원장이 유고슬라비아에서 슬로보단 밀로세비치 정권이 붕괴하는 것 처럼 북한에서 자신의 1인 지배체제가 무너질 가능성에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김정일 위원장은 한국, 미국, 일본 등이 북한을 국제사회로 끌어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도 당 간부들에게 외부세력의 평화제안을 믿지 말 것이며 외부세력은 내부로부터 북한 체제가 붕괴되기를 원하고 있다는 내용을 역설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