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전역에서 1일 노동절을 맞아 100만명 이상이 극우파인 장-마리 르펜 국민전선(FN) 당수를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프랑스내무부는 이날 파리에서 25만명이 반르펜 시위에 참여하는 등 전국 수십개 도시 400여개 집회에서 모두 110만명이 반르펜 시위에 참여했다고 집계했다. 한편 르펜 지지자 2만명도 파리에 모여 친르펜 시위를 벌였으나 시위 규모는 당초 예상보다 적었다. 당국은 폭력사태와 시위대간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경찰, 헌병과 보안대 등 수천명의 시위대비 병력을 배치했다. 프랑스에서는 노동절에 좌파와 우파를 막론하고 노조, 정치단체, 사회 단체들이노동절 기념과 노동자권익 옹호를 위한 시위를 벌이는 것이 관행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지난달 21일 대선 1차투표에서 르펜 당수가 사회당의 리오넬 조스팽 총리를 누르고 2차투표에 진출하자 르펜 당수와 극우파의 부상을 저지하기 위해 대규모 시위가 조직됐다. 이날 시위에는 사회당과 CGT, CFDT, UNSA 등 주요 노조, 인권단체, 반인종주의단체, 세계화반대 단체 등 60여개 단체가 참여했다. 시위대는 "FN은 나치" "우리 모두는 이민자의 첫번째, 두번째, 세번째 세대" 등의 구호를 외쳤다. 반르펜 시위는 1차투표 이후 이날 최대 규모를 형성했으며 2차 투표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파리 이외에 리옹, 낭트, 보르도, 툴루즈 등 수십개 지방 도시에서 반르펜 시위가 일어났다. 이날 시위는 1차투표 이후 고등학생, 대학생, 노조원 등을 주축으로프랑스 전역에서 연일 계속된 반르펜 시위의 절정을 이루었다. 르펜 당수 지지자들은 이날 파리에서만 지지 시위를 벌였으며 르펜 당수는 시위규모 를 10만명이라고 주장했으나 실제 참여자는 2만명에 훨씬 못미쳤다. 친르펜 시위대는 프랑스 국기를 흔들며 파리 시내 샤틀레 광장에서 오페라 광장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 르펜 당수는 직접 시위대를 이끌었다. 르펜 당수는 지지자들에게 "시라크가 대통령이 되려는 것은 단지 부정부패 수사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며 "수많은 프랑스국민과 함께 나를 찍으라"고 촉구했다. 친르펜 시위대는 "르펜을 대통령으로" "우리는 이민자의 아이들이 아니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파리=연합뉴스) 현경숙 특파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