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둘러싼 미일협상이 중요한 고비를 맞고 있다.

30일 마이니치(每日)신문에 따르면 이날부터 6일간의 일정으로 미국방문에 나서는 히라누마 다케오(平沼赳夫) 일본 경제산업상은 현지에서 에번스 상무장관, 졸릭미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과 연쇄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회담에서는 양측 모두 `일방적 조치'라는 주장을 피하기 위해 상대를 설득한다는 방침이지만 미일 양국의 입장차이가 워낙 커 오히려 대립이 첨예화될 가능성이높다.

일본은 미국의 세이프가드 발동에 대해 `국내 철강업계의 경쟁력 강화를 게을리한 책임을 다른 나라에 전가하는 행위'라고 비판해 왔다.

또 브라질, 호주 등 특정 국가의 철강제품 대부분을 세이프가드 적용대상에서제외함으로써 `대미(對美)포위망'을 분열시키려는 노골적인 방법에 대해서도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일본은 특히 졸릭 USTR대표와의 회담을 미국이 세이프가드를 발동한 대신 철강이외의 일본제품에 대해 관세를 인하해 주는 `보상조치'를 취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명확한 답변을 해야 할 기한'(경제산업성 간부)으로 보고 있다.

일본이 미국에 대해 대항조치를 결정할 수 있는 기한은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상 5월17일이다. 이에 따라 일본은 미국이 이번 회담에서 보상조치를 거부하면 미국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기 위한 국내 절차에 정식으로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미국은 기본적으로 세이프가드 적용대상품목을 확대하는 방법으로 사태를 수습하려는 입장이다.

일본의 요구대로 보상조치를 취하면 미국내의 다른 산업이 철강산업보호에 따른피해를 뒤집어 쓰게 되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보상조치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또 일본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철강 세이프가드 발동에 맹렬히 반발하고 있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라미위원의 과격한 발언이 부시 대통령을 격노시킨 것도 미일회담의 전망을 어렵게 하고 있다.

라미 위원은 미국의 철강 세이프가드 발동에 대한 대항조치로 플로리다산 감귤류와 섬유 등에 대해 보복관세를 부과하자고 주장, 올 가을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부시정권에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를 거론했다.

관계 소식통은 라미 위원의 발언으로 미국이 "일본 등 무역상대국에 대해 타협적인 조치를 취하기가 더욱 어려워 졌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