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불패(不敗)신화'가 1년만에 깨졌다. 고이즈미 총리의 집권 1년에 맞물려 `중간평가'의 형태로 치러진 28일의 이른바`트리플 보선'에서 집권 자민당이 1승 2패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고이즈미 정권은 지난 해 국정선거인 참의원 선거를 압승으로 이끈 것은 물론도쿄도의원 선거에서도 승리하는 등 승승장구해 왔다. 그러나 최근 고이즈미 정권에 대한 민심이반이 가속화되면서 자민당은 지난 달수도권인 요코하마(橫浜) 시장 선거에서 무소속 후보에게 승리를 내준데 이어 이번에 국정선거인 니가타(新潟)현 참의원 보궐선거에서 첫 패배를 기록한 것. 또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인 도쿠시마(德島)현 지사선거에서도 50년만에 처음으로비(非)자민당 후보가 당선되는 현상이 벌어졌다. 자민당이 와카야마(和歌山)현 중의원 보선에서 승리함으로써 간신히 체면치레는 했으나, 고이즈미 정권의 인기하락은이번 트리플 선거로 극명하게 드러났다는게 대체적인 평가이다. 사실 이번 3대 선거는 처음부터 자민당의 부진이 예상돼 왔다. 니가타현의 경우,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 전 외상의 출신지라는 점에서 고이즈미 총리로 상징되는자민당의 승리 가능성은 적은 편이었다. 고이즈미 총리가 지난 1월 다나카 씨를 전격 경질한 사건 이후 니가타의 민심이정권에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하여튼 이번 선거결과로 인해 고이즈미 총리의 향후 정권 운용은 매우 힘들게됐다. 벌써부터 자민당 내에서는 이번 선거의 실무총책이었던 야마사키 다쿠(山崎拓)간사장에 대한 인책론과 내각개편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야마사키 간사장의 경우에는 비록 승리하기는 했지만 와카야마현 보선후보선정을 매끄럽게 해결하지 못했고, 최근 `여자관계' 문제로 곤경에 빠져있다는 점에서 당내의 인책론에 시달려야할 형편이다. 또 고이즈미 정권이 정기국회에서 처리를 벼르고 있는 `유사법제'의 국회통과가능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야당이 이번 선거결과를 지렛대로 국회에서 유사법제통과 저지에 총력을 기울일 태세이고, 자민당 내부에서도 이 법안의 처리에 반대하는 세력들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게 됐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이번 선거기간 동남아 순방길에 오른 고이즈미 총리는 선거결과를놓고 "앞으로도 성역없는 구조개혁에 매진하겠다"는 종전의 주장을 되풀이 강조했다. 고이즈미 총리의 인기하락으로 자민당 내 저항세력들의 `내공(內攻)'이 커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고이즈미 총리의 이런 언급은 다소 안일한 상황인식을 드러낸 것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지적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고승일 특파원 ksi@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