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의 유력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28일 사설을 통해 많은 폭동 피해 한인들이 아직도 어렵게 살고 있다면서 중-남미계와 흑인 외에 이들에게도 관심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폭동 10주년(4월29일)을 하루 앞두고 '갈 길이 멀다'라는 제하의 사설에서 사우스 센트럴 LA 등 방화와 약탈을 당했던 지역이 상당부분 재건되고 투자가 이뤄지고 있지만 많은 한인들은 살림형편이 더 나뻐진 것으로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사설은 미 전국에서 유일하게 발행되는 한국.한인소식 월간지 `코리앰 저널'을인용, 한인들이 소유한 작은 가게들이 폭도들의 목표가 됐으며 피해 가게 3개중 2개가 한인 소유였다고 밝혔다. 사설은 많은 한국인들이 먼저 온 다른 이민자들처럼 소규모이고 가족들이 경영하는 가게에 자신들의 경제적 미래를 걸었으나 폭동으로 지금도 수백 가구가 생계수단과 집,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믿음을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런 것은 용납될 수 없다"면서 이제부터라도 LA의 모든 사람들이 많은라틴계 및 흑인 가정들의 희망을 공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설은 경기회복으로 주택소유율이 상승하고 일하는 아버지가 차로 몇마일을 몰지 않고서도 우유를 살 수 있으며 자녀들이 계속 폭동 발생 지역에서 살 수 있도록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LA 남부 유력지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는 특집기사에서 폭동 진앙지 사우스 센트럴의 경우 피해를 입은 비즈니스 중 80%이상이 복구되고 대형소매체인이 들어서는등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주민들은 높은 실업률, 낮은 임금 등을 들어 실질적으로는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주요 언론은 LA 폭동 10주년을 맞아 특집을 많이 내보냈으나 폭동의 근본 원인이 흑백갈등에 있었음에도 지난 91년 한인 업주와 흑인 소년 간의 개인적 사건(15세 흑인 소녀 절도범이 폭행하며 대항하자 총격을 가해 숨지게 함)을 한흑갈등의 대표적 사례로 여전히 소개하는 등 폭동 당시 보도 행태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오연 특파원 coowon@a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