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폭도들이 28일 인도네시아 말루쿠섬의 한 기독교 마을을 급습해 12명을 살해한데 이어 유사한 폭력사태가 주도(州都)인 암본으로 확산하고 있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슬람 폭도들은 28일 오전 기독인이 거주하는 소야 마을에 침입해 가옥 30여채와 교회 1동을 불살랐으며 이 과정에서 주민 6명이 칼에 찔려 죽고 다른 6명은 사살되는 등 모두 12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의 한 언론인은 "폭도들이 수제 폭탄을 사용해 마을을 공격했으며 가택 일부에 불을 질렀다"고 말했으며 기독교 소식통들은 폭도들이 대도(大刀), 나이프, 폭탄 등을 동원해 마을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이슬람 폭도의 이번 공격은 지난 2월 기독교와 이슬람 지도자 간에 평화협정이맺어진 이래 말루쿠섬에서 발생한 최악의 유혈충돌이다. 아울러 암본 남부 외곽에 위치한 또 다른 기독교 마을인 아후루에서도 유혈사태가 발생해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영 안타라 통신은 이와 관련 이들두 마을을 공격한 단체의 존재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 경찰은 이번 폭력사태에 대해 확인하길 거부했다. 그러나 한 경찰은 지난25일 인도네시아 분리독립단체인 남말루쿠공화국(RMS) 지지자들이 RMS 설립 52주년을 기념해 깃발 게양을 시도한 사건때문에 발생했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당시 주로 기독교도로 구성된 RMS 지지자들이 깃발을 게양하자 격분한 이슬람교도들이 격렬한 항의를 벌였으며 현재까지 최소한 27명이 체포되는 사태로 비화돼왔다. 인도네시아에서 이슬람교도가 절대다수를 차지하지만 말루쿠에서는 기독교도가절반 가량을 자치하는 독특한 구조를 지니고 있어 지난 1999년 이래 양교도 간의 유혈충돌로 5천명 이상이 숨지고 5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자카르타 AFP=연합뉴스)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