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세풍' 사건의 주역인 이석희 전 국세청 차장을 한국으로 송환시키기 위한 신병 인도 재판이 26일 미국 미시간주 그랜드 래피즈에서 속개된다. 이번 공판은 이 전 차장이 지난 2월 15일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된 후 4번째로 열리는 예비 심리로 이 전 차장에 대한 보석 허가 여부와 본안 심리 개시 일자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전 차장에게 보석 허가가 내릴 가능성은 별로 높지 않으며 변호인단이 지연 작전에 필요한 적당한 구실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본안 심리가 다음달 중 착수될 공산이 크다는 게 현지 법조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 전 차장 변호인단은 지난달 이 씨에 대한 보석을 신청했으며 한국 정부를 대리해 원고의 자격으로 재판에 참여하는 미국 연방 검찰은 이달 9일 보석을 반대한다는 견해를 법원에 제출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보석 여부는 통상 사안의 중대성과 도주 우려를 감안해 결정하는 것"이라고 전제하고 "이번 사건의 경우 한국 정부의 관심이 매우 큰 데다 이씨가 3년 반의 도피 생활 끝에 체포된 만큼 보석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는 특히 범죄인 인도 재판의 경우 피의자에게 보석을 허용하지 않는 게 관례라고 지적했다. 변호인단도 상황이 여의치 않음을 인식하고 "통상적으로 범죄인 인도 재판은 보석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이번처럼 정치적인 사안에서도 보석이 불허돼서는 안된다"며 이 씨가 정치범이라고 주장하는 한편 도주의 위험과 미국 시민에게 피해를 줄 소지가 없다는 점을 내세워 불구속 재판을 요구하고 있다. (그랜드 래피즈=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