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이 지난해 10월 발생한 이스라엘 장관 암살용의자들에 대해 25일 실형을 선고하고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청사에서 이스라엘군에 포위돼 있는 야세르 아라파트 자치정부 수반의 이동 허용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암살용의자의 송환요구를 굽히지 않고 있는데다 베들레헴 예수탄생 교회에 은신중인 팔레스타인 무장대원들과 이스라엘군의 대치를 끝내기 위한 협상도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임시법원은 라말라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청사내에 설치된 법정에서 열린 레하밤 지비 이스라엘 관광장관 살해용의자 4명에 대한 재판에서 징역 1-18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이들 용의자를 이스라엘에 인도하라는 종전의 요구를 되풀이하면서 "어떤 경우에도 이들을 이스라엘 법정에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샤론 총리는 또 이들 용의자의 인도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라말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청사에 대한 포위공격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이스라엘군의 군사작전은 25일에도 계속돼 탱크와 장갑차를 앞세운 채 요르단강 서안 헤브론에서 무장세력 검거에 나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교전으로 아라파트 수반의 경호부대 `포스17' 대원 1명이 숨지고 최소한 4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부상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리처드 바우처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스라엘 장관 용의자에 대해 실형을 선고한 팔레스타인의 조치로 즉각적인 결론이 도출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양측이 서로 관할권을 주장하는 것이 근본적인 쟁점이며 우리는 양측이 이 문제를 평화롭게 해결하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베들레헴에서는 예수탄생 교회를 둘러싼 무장대치를 끝내기 위한 4번째 회담이 열렸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팔레스타인의 협상대표인 하나 나세르 베들레헴 시장이 전했다. 나세르 시장은 "우리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면서 팔레스타인측이 아라파트 수반에게 협상내용을 설명할 수 있도록 살라그 알 타마리 협상대표를 아라파트 수반에게 보낼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요구가 받아들여졌는지에 대해서는 보도가 엇갈리고 있다. 가장 큰 쟁점은 이스라엘에 의해 수배돼 있는 무장대원들의 처리 문제로, 이스라엘은 이들의 투항 또는 추방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팔레스타인은 가자지구로 이동시켜 줄 것을 주장하고 있다. 협상이 실패로 끝났지만 예수탄생교회 내에 은신해있던 무장대원들 중 미성년자 9명과 시신 2구를 내보낼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가 받아들여져 프란체스코회 수사들의 인도를 받아 교회 밖으로 나온 소년 민병대원들은 팔레스타인 앰뷸런스에 실려모처로 향했다. 팔레스타인 소식통들은 이스라엘 당국이 이들을 신문하기 위해 즉각 연행했다고 주장했으며 이스라엘군은 이들에게 식사와 음료수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또 아라파트 수반 등과 함께 라말라 자치정부 청사내에 포위돼 있던 무스타파 이사 라말라 시장이 청사를 떠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한편 청사내 음식 반입도 허락했다. 샤론 총리는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에 대한 단속에 나서는 조건으로 아라파트 수반이 가자지구로 이동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총리실 대변인이 말했다. (예루살렘.베들레헴 AP.AFP=연합뉴스)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