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강 서안 예닌 난민촌 학살의혹을 조사할 유엔 진상조사단이 이스라엘의 일정 연기 요청에도 무시하고 24일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유엔 유럽본부에 집결했다. 유엔은 코피 아난 사무총장이 임명한 마르티 아티사리 전 핀란드 대통령, 스위스 출신인 코르넬리오 소마루가 전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총재, 일본의 오가타 사다코(緖方貞子) 전 유엔 난민고등판무관 등 3명의 조사위원과 군사 및 경찰 담당 자문관으로 구성된 조사단이 오는 27일 중동지역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 관리들은 이스라엘 정부가 협력을 거부할 경우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으나 이스라엘의 거부로 취소된 메리 로빈슨 유엔인권고등판무관의중동방문 계획과는 다를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전날 진상조사단 방문 허용을 전격 철회했던 이스라엘은 뉴욕에 대표단을 파견, 조사단의 구성과 조건을 놓고 유엔측과 협상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의 한 관리는 "현재 모든 것이 보류됐다"면서 "문제의 핵심은 조사단의 임무가 결론(conclusion), 판단(judgement), 권고(recommendation)가 아니라 사실 확인에 그쳐야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조사단의 판단이 일부 아랍국가들이 주장하는 예닌 전범재판에서 법적 무게를 갖지 못하도록 하는데 협상의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같다고 전문가들은분석하고 있다. 또 서방의 한 외교관은 이스라엘이 조사단의 팔레스타인내 활동 조건을 협의하고 있으며 조사단에서 소마루가 전 총재를 제외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마루가가 지난 1987년부터1999년까지 이끌었던 ICRC는 지난 49년 `유대 다윗의 별'을 공식 문장을 삼는 이스라엘의 가입을 거부했었다. ICRC는 적십자와 이슬람의 적신월만을 공식 문장으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비냐민 벤 엘리저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조사단과 협력할 의향은 있지만 조사내용에는 지난 4주간 137명의 목숨을 앗아간 팔레스타인 무장대원들의 자살폭탄테러도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이 예닌에서 민간인 학살을 자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문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측과 치열한 교전을 벌였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티사리 전 대통령이 이끄는 조사단에는 미국의 퇴역 장성인 윌리엄 내쉬가 군사담당 자문관으로, 또 아일랜드의 피터 피츠제럴드가 경찰담당 자문관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편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조사단의 중동방문에 대해 환영을 표시하면서도 "무고한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고통과 피를 인정하는 것은 물론 역시 무고한 이스라엘 사람들의 피해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제네바.예루살렘 AP.AFP=연합뉴스) k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