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발타사르 가르손 판사는 지난 1970년대와 80년대 라틴 아메리카 독재정권시절 반체제 인사 제거 음모에 연루된 혐의로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을 심문할 수 있도록 미국에 직접 허가를 요청했다. 가르손 판사는 키신저가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경영자협회(IoD)회의에 참석할경우 그를 심문할 수 있도록 영국에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 리처드 닉슨 행정부 시절 국가안보보좌관과 국무장관을 지낸 키신저를 심문하겠다는 요청에 대해 영국측은 인터폴을 통해 "키신저가 영국법에 따르면 증인의 동의없이 증인으로부터 진술을 얻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혐의들에 대한 어떠한 진술도 거부했다"고 전달했다. 가르손 판사실이 공개한 영국측 답변서 사본에 따르면 이같은 요청이 미국정부에 직접 전달될 경우 키신저와 미 국무부는 각기 다른 대응을 보일 수 있다는 점을시사했다고 영국측은 전했다. 가르손 판사는 과거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칠레, 파라과이, 우루과이의 군사독재정권이 반대파를 박해.제거하기 위해 꾸민 이른바 `콘도르 작전'에 대한 증인자격으로 키신저 전 국무장관을 심문하길 희망하고 있다. 가르손 판사의 자문역할을 하고 있는 후안 가르세 판사는 가르손 판사가 지난 22일 상호 법률 지원협정에 따라 미국 당국에 전달할 키신저에 대한 심문 허용 요청서를 재발행했다고 전하고 키신저의 수사협조 거부 전력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심문이 이뤄질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르손 판사는 지난 1998년 10월 신병차 영국을 방문한 피노체트를 스페인 국민살해및 고문혐의로 영국경찰의 도움을 받아 체포해 주목을 끌었던 인물이다. (마드리드 AP=연합뉴스) y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