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총리가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 시기를 4월 중순으로 결정한 것은 '중국을 배려하면서도 한국은 경시'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홍콩 일간 명보(明報)가 논평했다. 명보는 22일 '야스쿠니 풍파 재연' 제하의 특집면 기사에서 지난해 8월 처음 신사 참배했던 고이즈미 총리가 2차 방문 시기를 4월로 앞당긴 것은 9월의 일-중수교30주년 기념식을 앞두고 대(對)중관계 경색을 우려한 때문인 것으로 풀이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그러나 중국 입장을 배려하면서도 한일 공동 월드컵 축구 대회에 임박해서 야스쿠니 신사를 찾아간 것은 한국 입장을 무시한 것이며 이로 인해 한.일간 우호 분위기가 손상될 것이라고 명보는 논평했다. 명보는 일본 도카이(東海)대학의 한 교수 말을 인용, "고이즈미는 8월의 신사참배시 야기될 수 있는 문제를 회피하면서 민족주의자로서 우익진영으로부터 비난도받지 않기 위해 참배 시기를 저울질 한 것 같다"고 풀이했다. 그러나 참배 시기를 월드컵 개최 한 달 전으로 잡은 것은 일본이 한국과 즐거운마음으로 세계적인 스포츠 제전을 치르겠다는 마음이 있는 것인지 의문을 품게 한다고 명보는 논평했다. 국제사회는 일본과 한국이 월드컵을 양국간의 역사적 화해를 위한 계기로 활용하기를 바라고 있지만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 참배로 한국에 상처를 준 게 분명하다고 명보는 덧붙였다. 한편 홍콩의 한 교민은 명보 회견에서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 참배를 비난한 뒤"월드컵대회를 일본과 함께 열 게 아니라 각국이 개별 개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콩=연합뉴스) 홍덕화특파원 duckhw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