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서부 유력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20일 한국이 공군의 차기전투기 기종으로 미 보잉사의 F-15X를 최종 선정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보잉과 경쟁을 벌였던 프랑스의 다소사는 한국 정부가 F-15 선정과정에서 '순전히 정치적 동기'를 고려한 것으로 주장하며 선정 무효화와 입찰과정 상세공개를 요구하는 법원 명령을 받아내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소의 이브스 로벵스 대외관계담당 부사장은 LA 타임스와의 전화통화에서 "F-15 선정은 포드 모델-T를 사는 것과 같다. 포드 차에 CD 플레이어를 달 수도 있고 항법장치나 에어백을 장착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로벵스 부사장은 "F-15가 매우 영광스러운 역사를 갖고 있으나 (나온 지) 30년이 된 냉전의 산물"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보잉의 아서 박 서울사무소 대변인은 "전세계에서 F-15가 1천500대 이상 날고 있는 반면 (다소의) 라팔은 기술이 검증되지 않았다"며 F-15는 계속 성능이 개선됐고 해를 거듭할수록 완벽해졌다고 대응했다. 그는 F-15와 한국 군대의 다른 미제 무기의 상호운용이 미국 입찰사를 선호하는 정당한 이유라고 주장했다. 차영구 국방부 정책실장(중장)은 대학생들의 항의 메일로 국방부 웹사이트가 다운된 것과 관련, "사람들이 너무 감정적"이라며 "우리는 국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냉철한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LA 타임스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지난 2월 방한 목적이 무기를 판매하기 위한 것이며 보잉의 F-15가 선정될 경우에만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대북정책을 지지할 것이라는 '음모론'과 관련, 한.미 관리들은 부시 대통령이 방한시 F-15 선정문제를 꺼내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으나 지난 1월 방한한 데니스 해스터트 하원의장과 로이 블런트 하원의원은 F-15 문제에 관해 한국 최고위층과 논의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 고위 관리는 미 정부가 해외에 상품을 팔려는 미 기업들의 노력을 지원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모든 나라가 다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다소의 로벵스 부사장은 음모론에 대한 다소의 뇌물제공설에 대해 다소는 한국공군대령의 뇌물수수사건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오연 특파원 coowon@a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