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늦게 커피를 마시면 밤잠을 설치게 된다고 영국의 BBC 방송이 이스라엘 과학자들을 인용, 18일 보도했다. 텔아비브대학 사피르 메디컬센터의 연구진은 카페인이 든 커피가 잠에 이르게 하는 뇌호르몬인 멜라토닌의 흐름을 막아 숙면을 방해한다고 이 방송에서 말했다. 멜라토닌은 잠들기 두시간 전에 증가하기 시작해 새벽 2-4시에 최고조에 이르는데 카페인이 든 커피는 인체의 멜라토닌 수준을 반으로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로탄 실로가 이끄는 연구팀은 카페인이 든 커피 한 잔을 마신 6명의 자원자들이 카페인 제거 커피 한 잔을 마신 때보다 잠을 잘 이루지 못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피험자들은 카페인이 든 커피를 마신 경우 하룻밤 평균 336분의 수면을 취했으나 무카페인 커피를 마신 경우는 수면시간이 평균 415분에 달했다는 것이다. 카페인이 든 커피를 마신 경우 평상시의 두 배인 30분이 지난 후에야 잠에 빠졌으며 수면중 침대에서 뒤척이는 횟수도 두 배나 많았다. 수면평가자문서비스 원장인 크리스 이지코우스키 교수는 자신의 클리닉를 찾는 불면증 환자들에게 정오 이후 커피를 마시지 말라고 조언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체가 카페인 성분을 처리하는데 보통 2∼3시간이 걸리지만 진한 커피를 마시면 신진대사 속도가 떨어져 카페인이 최고 15시간까지 체내에 머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약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란 하인드마치 영국 서리대학 교수는 각성제에 대한 반응은 당사자의 마음상태에 따라 다르다고 지적했다. 흥분한 사람이 커피를 마실 경우 각성효과가 아니라 진정효과가 있다는 것. 따라서 늦은 밤 느긋한 마음으로 커피를 마시면 잠을 이루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그는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 특파원 c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