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이 중동분쟁을 종식시키기위해 다국적군 파견방안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요청한 가운데 안보리 이사국들이"적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나서는 등 중동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아난 총장은 18일 이스라엘이 점령한 팔레스타인 영토에 폭력사태 중단을 도울무장 다국적군을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해줄 것을 유엔 안보리에 요청했다. 안보리 이사국들은 아난 총장의 제안을 "적극" 수용, 자국정부와 협의하는데 동의했다고 아난 총장은 전했다. 또 팔레스타인측은 즉각 환영의 뜻을 표했지만 이스라엘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아난 총장은 이날 안보리 비공개회의 연설을 통해 다국적군 파견을 제안하고 팔레스타인에 파견될 다국적군은 안보리 결의 이행을 위한 무력사용을 허가하고 있는유엔헌장 제7장에 따라 "강력한 권한"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다국적군을 유엔군 형태로 구상하고 있지는 않다면서 안보리의 승인을 받아 여러 동맹국이 군사작전에 나선 코소보의 전례 대로 "의지를 가진 동맹세력이 구성하는 다국적군"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난 총장은 이어 안보리가 팔레스타인에 제한된 수의 비무장 옵서버단을 파견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한 점을 지적하면서 이들은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고 휴전을가져오기에는 그 수가 너무 적기 때문에 "다국적군 파견을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상황이 너무 위험스럽기 때문에 국제사회가 이런 지원을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난 총장은 다국적군의 임무로 ▲폭력사태 종식 작업 참여 ▲이스라엘 점령 팔레스타인 지역내 정상적 경제활동과 인도적 지원활동을 위한 안전 상황 개척 ▲파손된 팔레스타인 당국의 재건 지원 ▲평화회담을 위한 안정적인 정치적 여건 조성 지원 등으로 제시했다. 특히 이스라엘군이 지난 2000년 9월 이후 점령한 지역에서 철수하는 것을 "감시하는" 역할도 주요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팔레스타인 지도부는 이번 제안에 대해 평화유지군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환영의뜻을 표했지만 이스라엘은 다국적군이나 유엔 감시단의 배치에 반대하며, 제한된 숫자의 미국 감시단의 배치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팔레스타인 협상대표 사에브 에라카트는 아난 총장의 제안을 환영한 뒤 "이스라엘 공격에 맞설 수있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 아비 파즈너는 다국적군은 적절치 않으며 팔레스타인 극렬주의자들에 의해 위험에 처할 것이라면서 "현재 상황에서 우리는 다국적군의 존재가 도움이 될 것으로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스라엘군은 18일 예닌 난민촌 전투현장에서 파괴된 100여채의 집 벽돌더미에 수십명이 묻혀있다고 전했지만 팔레스타인이 주장하는 `학살' 혐의는 재차 부인했다. 군 대변인 샤론 페인골드는 "현재까지 우리는 25구의 시체를 팔레스타인측에 전했다. 우리는 아직도 수십명의 시체가 폐허에 묻혀있다고 믿는다"면서 "그러나 학살은 없었으며, 다만 피해자 가운데 무고한 민간인이 있다는 것은 슬픈일"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이 200여명의 팔레스타인 병력을 포위하고 있는 베들레헴 예수탄생교회 주변에서도 18일 총격과 최루탄 폭발음이 들리는 등 교전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유엔본부 AFP.dpa=연합뉴스) lw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