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열흘간의 중동방문을 통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휴전은 커녕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지구 봉쇄해제 조차 이끌어내지 못함으로써 치욕적인 실패를 기록했다고 아랍언론이 18일 보도했다. 이집트 영자지 이집션 가제트는 파월장관이 분쟁의 현장인 예닌 팔레스타인 난민촌이나 베들레헴 예수탄생교회를 방문하지 않은 채 선택된 회담만 가졌으나 결국"아무 것도 한게 없다"며 이번 방문은 `소풍'이나 마찬가지였다고 혹평했다. 가제트지는 파월장관의 방문결과에 비추어볼 때 미국이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제거하려는 계획을 철회했는지 여부도 여전히 분명하지 않다고 우려했다. 이집트 언론은 이날 "불의(不義)가 폭력사태의 원인이며 팔레스타인 문제를 공정하게 다루지 않은 채 폭격을 가하는 것만으로는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는 호스니무바라크 대통령의 MENA통신 인터뷰 기사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전날 파월장관의 중동방문 결과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카이로에 들른 파월장관과의 회담을 거부한 무바라크 대통령은 MENA통신 회견에서 유대인들의 미국에 대한로비를 거론하며 "평화의 적(敵)들이 유례없는 영향력을 휘두르고 있다"고 비난했다. 관영 알 아크바르지는 아랍국가들이 이스라엘과 미국에 대해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석유금수 조치 이외에도 여러가지 있다며 아랍 각국이 달러화 대신 유로화를사용하고 아랍인들이 불매운동을 펼쳐야 하는 미국제품의 이름을 TV와 신문에 공표하자고 제안했다. 아크바르지는 또 아랍국가를 운항하거나 경유하는 모든 미국과 이스라엘의 항공기, 선박에 대해 하역과 급유를 거부하자고 주장했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아랍뉴스지도 새로운 휴전을 이끌어내려는 파월장관의 노력이 치욕적인 실패로 돌아간 채 그는 아무런 성과도 없이 돌아갔다고 보도했다. 요르단 타임스지도 파월장관의 중동방문이 실패로 돌아감에 따라 미국의 조지 W.부시 행정부가 막대한 외교적 타격을 받게 됐다고 평가했다. (카이로=연합뉴스) 이기창특파원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