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테러조직 알-카에다가 9.11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임을 처음으로 시인하는 내용이 담긴 비디오 테이프가 사우디아라비아 MBC TV에서 17일 방영돼 주목을 끌고 있다. 9.11테러 발생 석달만인 지난해 12월 녹화된 것으로 보이는 이 테이프에서 술레이만 아부 가이트 알-카에다 대변인은 "우리는 공개적으로 이슬람에 적대감을 드러내는 이교도 수괴를 그 영토에서 타격할 수 있었다"고 말하고 "우리는 팔레스타인,체첸 등지에서 억압받는 자들의 부름에 응답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발언은 빈 라덴 자신과 알-카에다 대변인이 지난해 뉴욕,워싱턴에서 발생한 9.11 테러를 단순히 찬양하는데 그친 종전 테이프와 달리 당시 테러가 알-카에다 소행이었음을 직접 시인하는 첫번째 증거로 파악되고 있다. 쿠웨이트 출신의 아부 가이트는 지난해 10월 알-카에다 대변인으로 부상, 미국이 9.11테러에 대한 보복에 나선 직후 알 자지라 TV에서 방영된 빈 라덴 테이프에서빈 라덴 바로 옆에 자리한 모습을 보이기도했다. 하루전 카타르의 알-자지라 TV에서 방영된 비디오 테이프와 유사하게 빈 라덴과측근들의 지난 성명들과 세계무역센터 건물의 붕괴장면등에 미국의 폭격을 받고 알-카에다 전사가 숨지는 장면을 추가한 이 두번째 테이프는 알-카에다 테러조직에 보내는 메시지가 들어있는 것으로 보인다. MBC와 알-자지라에서 각각 방영된 두 테이프는 서로 다른 것으로 보이지만 두방송사가 1시간 분량중 발췌분만 방영했다고 밝히는 것으로 미루어 동일 테이프의다른 부분을 방영했을 가능성도 있다. MBC측은 이 테이프를 최근에 입수했다고 말했으나 언제,어떻게 입수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두바이 AFP.AP=연합뉴스) jinn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