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은 17일 이스라엘군이 "며칠안에"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서 철군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하고 중동을 다시 방문해 평화협상 중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파월 장관은 이날 야세르 아라파트 자치정부 수반과 두번째 회담을 마친 뒤 열흘 간의 중동 방문을 마무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 파월 장관은 이스라엘을 떠나기 전 예루살렘에서 한 회견에서 평화협상을 궤도에 올리는 일을 비롯해 "회담을 전진시키기 위해" 중동에 되돌아오겠다고 약속하고 조지 W.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보안협상을 중재하기 위해 "가까운 장래에" 조지 테닛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파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파월 장관은 "아라파트 수반이 테러와 맞서 싸우는데 더는 머뭇거려서는 안된다.세계가 결단했듯이 그도 결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월 장관은 "휴전이 이 시점에 타당한 말이 못된다. 어느 누구라도 단순한 언명이 아니라 실제로 휴전이라고 말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며 "그것은 이스라엘 군의 진입 중단과 보안회담의 재개를 통해서만 실현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파월 장관은 팔레스타인 보안군은 테러 분자들을 검거하고 기소해야 하며, 테러자금을 차단하고 테러 분자들의 기간 조직을 해체함은 물론 선동 행위를 중단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파월 장관은 특히 "우리는 아라파트 수반에게 실망했다"면서 "우리는 그가 더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지금은 그가 이스라엘 민간인에 대한 공격에 맞서싸우기 위한 전략적 결정을 할 시점"이라면서 자살폭탄 공격을 중단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파월 장관은 이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영토 침략은 종식해야 하며 정전이 성사하려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과 하는 안보회담이 재개해야 한다면서 아리엘 샤론이스라엘 총리가 요르단강 서안지역에서 군사작전을 축소해 나가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파월 장관은 "샤론 총리는 이번주 안에 일정을 제시하기로 했으며, 나는 철군완료의 시급성을 강조했고 그에게서 수일 내에 실제적인 결과가 있다는 약속을 받았다"면서 철군이 있기 전까지는 실질적인 정전회담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파월 장관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영토 점령이 계속되는 현 시점에서는 정전은 적절한 용어가 아니지만 철군이 완료된다면 정전은 아주 빠르게 의미를 지니게된다고 덧붙였다. 파월 장관은 아라파트 수반이 실제 행동을 보여준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언명 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그것은 내가 그(아라파트)를 믿느냐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전진하고 있다는 중요한 조치를 취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파월 장관은 아라파트 수반이 외부세계와 연락을 취할 수 있도록 연금상태를 완화해 달라고 이스라엘에 촉구했다고 전했다. 한편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라말라의 집무실에 포위돼 있는 아라파트 수반에게 신체적 위해를 가하지 않겠다는 뜻을 부시 대통령에게 약속했다고 이스라엘군 라디오 방송이 이날 보도했다. 샤론 총리는 아라파트 집무실에 전기와 물을 다시공급하고 식량도 반입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이 방송은 전했다. 이스라엘은 또 아라파트 수반이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평화를 위해 노력한다면미국이 제안한 중동 평화회담에 참석할 수 있도록 허락하기로 했다"고 샤론 총리의측근이 말했다. 미국으로 귀국하기 전 예루살렘을 떠나 카이로로 향하는 파월 장관은 당초 이날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과 만나려다 회담이 취소되는 바람에 대신 아흐메드마헤르 이집트 외무장관과 회동하게 됐다고 이집트 관리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