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16일 베네수엘라 주재 비(非)필수 외교 요원들과 그 가족들이 베네수엘라의 치안상황과 스스로의 안전 여부를 독자적으로 판단해 철수하는 것을 허용했다. 미 국무부는 이날 공고한 `여행 주의사항'을 통해 긴요하지 않은 직위에 있는외교관들의 `자의적 철수'를 승인하는 한편 일반 미국인들에게도 `변화무쌍하고 예측불가능한' 치안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베네수엘라로의 여행을 피하라고 경고했다. 국무부는 "베네수엘라 내의 미국 시민권자들은 자신들의 개인 안전을 고려해야하며 출국 검토를 포함해 스스로의 안녕을 보장할 적절한 조치라고 생각하는 행동을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의 이번 조치는 쿠데타와 역(逆)쿠데타 와중에 벌어지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정국 혼란 및 치안상황 악화를 고려한 것으로 일단 판단된다. 그러나 자국에 고분고분하지 않은 우고 차베스 정권에 대한 모종의 경고 메시지일 수도 있는 것으로 일부 관측통들은 분석하고 있다. 한편 뉴욕 타임스는 익명의 미 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부시 행정부 고위 관리가 최근 몇 달간 차베스 대통령을 축출한 연합세력 지도자들을 만났으며 차베스 축출에 동의했다고 16일 보도했다 이에 대해 미국 백악관은 지난 수개월 간 미국 관리들이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정적들과 만난 것은 인정했으나 쿠데타를 지원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부인했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우리는 야당 지도자들에게 미국은 쿠데타를 지원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말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메시지는 일관된 것이었으며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상황은 베네수엘라 국민이 평화적으로, 민주적으로, 헌법에 의거해 해결해야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멕시코=연합뉴스) 성기준 특파원 bigp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