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러시아가 내달 23일부터 나흘간의 일정으로 열릴 양국 정상회담에서 공식 서명할 핵감축협정에 여전히 많은 걸림돌이 남아있다고 양국 전문가들이 16일 경고했다. 미국 카네기평화재단(CEIP)과 러시아정책연구소(PIR) 전문가들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경고하면서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은 새로운 전략적 관계구축에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미국 양국은 보유 핵무기를 오는 2012년까지 1천700-2천200기로 현재의 3분의1 수준으로 감축하길 바라고 있다. 그러나 이 전문가들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합의가 무산될 경우 양국관계에 치명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특히 핵무기 협상을 가로막는 주요 걸림돌로 핵미사일 해체 후 많은 핵미사일을 폐기하기보다 보관할 수 있다는 미국의 제안을 꼽았다. 러시아는 이에 대해 강력히 반대하고 있으며 모든 핵탄두의 폐기를 주장하고 있다. PIR의 알레산더 피카예프는 폐기되지 않고 저장되는 미사일에 대해 "복귀 잠재성이란 주요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면서 "러시아가 만족하지 못할 협정으로 끝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CEIP의 존 울프스탈도 "관건은 미국이 핵무기에 바라는 유동성과 복귀잠재성에 대해 러시아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핵 감축협상에서 등장할 또 다른 걸림돌로 양국간에 아직 실질적인 공감대가 마련되지 않은 핵무기 통제 입증을 둘러싼 복잡한 문제를 지적했다. CEIP의 로즈 고테모엘러는 구체적이고 만족스러운 입증 절차가 이뤄질 수 있을지에 의문을 표명하면서 "핵탄두 폐기를 통제할 여러 방안들이 논의돼왔으나 겨우 실험적인 단계"라고 말했다. 앞서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과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만나 군축에 관해 진전이 있었다고 주장했으나 아울러 문제점이 남아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모스크바 AFP=연합뉴스)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