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한 의학 연구팀이 파키슨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뇌 속의 `블랙 홀'을 발견했다고 일간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16일 보도했다. 프린스 오브 웨일스 의료연구소는 그동안 파키슨병에 걸린 사람들의 뇌속에서 단순히 활동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 신경세포군(群)이 완전히 사라진 사실을 최근 확인했다. 쓰기나 단추 채우기, 악기 연주 등의 기능을 관장하는 대뇌 피질 속의 세포군이 상실된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파키슨병의 원인과 치료 방법을 찾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글렌더 할리데이 수석 연구원은 "그동안 파키슨병은 뉴런이 작동되지 않아 발병하는 것으로 인식됐다. 우리는 (뉴런이) 아예 존재하지 않은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질병 원인을 발견할 좋은 기회를 갖게된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대뇌 피질 신경세포는 파키슨병 징후가 발견된 이후부터 죽기 시작해 10년안에 약 80%까지 사라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인간의 기본 운동을 자극하는 뇌 밑부분의 세포가 죽으면서 도파민 호르몬이 감소, 피질 신경세포를 불활성 상태로 만든 것으로 간주됐으나 피질 신경세포가 죽은 사실은 알려지지 않았다. 따라서 복용후 5년간 몸떨림 증세를 완화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파키슨병 치료약 엘도파는 그동안 도파민 호르몬의 양을 늘려 피질세포를 다시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으나 두뇌 `블랙 홀'의 발견으로 이같은 가설이 오류였음이 입증됐다. 할리데이 연구원은 "이번 연구 결과 파키슨병의 새로운 치료 방법을 발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례로 살아있는 피질 세포를 활성화시켜 상실된 부분을 보충하는방법이 시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대일특파원 hadi@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