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을 방문중인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과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14일 요르단강 서안도시 라말라에서 회동한다고 리처드 바우처 미 국부부 대변인이 13일 발표했다.

앞서 아라파트 수반은 미국이 요구한대로 민간인에 대한 모든 테러행위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함으로써 파월 장관이 이스라엘의 강력한 반대를 무릅쓰고 자신과의 면담에 나설 수 있는 여건을 조성했다.

두사람간 면담은 당초 13일로 예정됐었으나 전날 예루살렘 마하네 예후다의 야외시장 부근 버스정류장에서 한 팔레스타인 여성이 자살폭탄 테러를 가해 6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부상하는 불상사가 발생하면서 연기됐다.

바우처 대변인은 아라파트 수반이 성명을 발표한 지 수시간만에 "흥미롭고 긍정적인 면이 많이 포함돼 있다"면서 "파월 장관과 아라파트 수반이 내일(14일) 라말라에서 만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바우처 대변인은 "파월 장관은 이러한 성명이 테러와 폭력을 종식시키고 정치적 과정의 조기 재개를 위한 효과적인 조치로 현실화될 수 있도록 아라파트 수반과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월 장관은 라말라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본부 건물에서 아라파트 수반과 면담할 예정이다.

아라파트 수반은 이스라엘군의 요르단강 서안 공격이 개시된 지난 3월29일 이후이 곳에 고립된 채 실질적인 연금생활을 하고 있다.

미 당국자들은 파월 장관이 아라파트 수반을 면담한 후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와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라파트 수반의 테러규탄 성명과 이스라엘군에 요르단강 서안에서 과도한 군사력을 사용할지 말라는 파월 장관의 이날 오전 성명이 사전 조율하에 발표된 것인지는 명확치 않다.

팔레스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아라파트 수반과 측근들은 최근 예루살렘에서 발생한 것과 같이 이스라엘 민간인들을 겨냥한 활동들을 강력 규탄한다"고 밝혔다.

성명은 또 "우리는 나블루스, 예닌 난민촌, 베들레헴 교회, 그리고 다른 팔레스탄인 지역에서 이스라엘군이 지난 2주간 민간인과 팔레스타인 난민들을 상대로 저지른 범죄와 대량학살을 강력 규탄한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은 그러나 아라파트 수반의 성명 발표를 즉각 비난하고 나섰다.

샤론총리의 측근인 대니 아얄론은 "테러분자들의 최고위층으로 일구이언하는 양면성을가진 인물의 발언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이날 미국의 철군 요구를 무시한 채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 대한 진입작전을 계속했으며, 저항에 나선 팔레스타인인 3명을 사살했다.

(워싱턴.예루살렘 dpa.AFP=연합뉴스) jusang@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