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유혈사태 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12일 전격 사임했다. 또 페드로 카르모나 상공인연합회장이 과도정부 수반으로 위기정국을 이끌게 됐다. 이에 따라 베네수엘라 석유생산 작업이 정상화될 것이란 기대감으로 국제유가는 큰폭 하락했다. ◇차베스 전격사임=차베스 대통령은 기업인들까지 가세한 총파업이 확산되고 군 지도부가 잇따라 퇴진을 촉구하자 집권 3년만에 사퇴했다. 이번 총파업은 국영석유회사(PDVSA)의 새 이사진 임명에서 촉발됐다. 차베스는 자신의 측근들을 이사진에 대거 기용했고 이에 맞서 석유노조는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에 따른 유혈충돌로 최소 13명이 사망하고 1백10여명이 부상했다. 에프라인 바스케스 육군 참모총장은 이날 차베스가 수도 카라카스의 군항인 포트 티우나에 억류될 것이라고 밝혔다. 카르모나 상공회의소 회장은 군 관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과도정부는 즉각 구성되며 베네수엘라 민간 및 군측의 합의에 따라 내가 과도정부를 이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조만간 과도정부 내각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유가 큰폭 하락=차베스 대통령 사임 발표 직후 국제유가는 큰폭 하락했다. 이날 싱가포르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전날보다 48센트 떨어진 배럴당 24.51달러를 기록했다. WTI가 25달러를 밑돌기는 지난달 19일(24.88달러) 이후 처음이다. 석유노조 파업의 정상화로 하루 2백55만배럴을 생산하는 세계 4위 산유국 베네수엘라의 원유수출이 재개되리란 기대감이 유가를 끌어내린 것이다. 이에 앞서 11일 뉴욕·런던 시장에서도 차베스 대통령이 사임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면서 유가가 크게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WTI 5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1.14달러(4.36%) 떨어진 배럴당 24.99달러에 마감됐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