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주의적이고 딱딱한 판형을 유지해온 월 스트리트 저널이 지면쇄신을 단행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9일자부터 2차대전 이래 유지해온 전통을 깨고 1면을 컬러편집한 새로운 판형을 선보였다. 쇄신판은 각 섹션 1면을 컬러편집한 외에도 여백을 더 많이 두고 그래픽을 더많이 집어넣는 등 지면구성을 가볍게 했으며 각 섹션 1면 오른 쪽 하단에 기사안내란을 마련했다. 건강, 가족, 자동차를 비롯, 독자들의 생활과 직접 관련이 있는 주제들을 다루는 새로운 섹션인 `퍼스널 저널'도 신설됐다. 이 섹션은 매주 화, 수, 목요일에 발행된다. 이와 함께 과거의 업계동향이 오늘의 중요한 사건에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를한달에 한번씩 살펴보는 월간 고정컬럼 `데자 뷔' 와 어떤 사건이 시장을 움직일지매일 예측해 보는 `어헤드 오브 더 테이프', 직장생활의 이모저모를 들여다 보는 `큐비클 컬처' 등 다양한 컬럼과 피처를 신설했다. 1면 5째줄에 매일 돌아가면서 실리는 5단컬럼을 비롯한 기존 컬럼의 상당수는지면을 옮겨 실리게 된다. 월 스트리트 저널의 이번 지면쇄신은 2억2천5백만달러를 들여 컬러인쇄능력을강화하는 등 지난 4년간 추진해온 인쇄설비 업 그레이드 작업의 대미를 장식한 것으로 이 신문이 지난 1942년 1면을 6줄로 편집하는 독특한 지면구성을 선보인 이래 가장 대대적인 지면쇄신이다. 이 신문 발행사인 다우존스사측은 지면쇄신은 월 스트리트 저널에 현대적인 느낌을 도입하고 보다 읽기 쉬운 신문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 스트리트 저널 편집자는 독자들에게 이번 지면쇄신에 관해 설명한 1면 기사에서 "우리는 1989년 이래 다른 사람들에 관한 뉴스만을 보도해 왔으나 오늘은 우리자신에 관한 소식도 쓴다"고 밝혔다. 이 신문 발행인인 피터 칸은 독자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이번 지면쇄신을 계기로 "월 스트리트 저널은 접근하기 어렵고 고압적이거나 권위주의적으로 보인다-실제로 다소 권위주의적이기도 하지만- 고 느끼는 독자들에게 더 접근하기 쉽고 더 매력적인 신문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뉴욕 AP=연합뉴스) lh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