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촉통 싱가포르 총리가 최근, 출산율 저하는 장기적 관점에서 싱가포르가 일개 국가로 존속하는 데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함으로써 출산율을 높이는 것이 싱가포르의 국가적 과제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싱가포르 부부들은 점차 자녀를 적게 갖는 경향이 있는 데다 특히 대학 학력 여성들이 결혼 연령을 늦춤에 따라 출산율이 급격히 감소하고 고령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고 총리는 지난 5일 국가 현안 정책 토론을 마친 뒤 의회에서 발표한 정책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결혼연령이 늦어지고 출산율이 떨어지는 것은 분명히 국가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싱가포르의 시민과 영주권자는 모두 320만 명이며, 외국인 근로자 등을 모두 포함해도 전체 인구가 400만 명에 불과하다. 2001년에 싱가포르 여성은 1인당 1.42명의 자녀를 가짐으로써 총가임율(總可姙率)이 인구대체율 2.1명에 크게 못미쳤다. 또 2001년의 출생자 수는 약 4만 명으로 전년에 비해 12.5% 감소했다. 고총리는 "이런 통계들이 의미하는 바는 심각하다"면서 "선진국에서 낮은 출생율이 보편적인 현상이긴 해도 우리로선 이대로 가만히 놓아둘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우리같은 소국가에서 총가임율이 계속 인구대체율에 못미친다는 것은 심각한 일이므로 (특단의) 행동이 필요하다"면서 "인구가 계속 줄게 되면 우리는 국가로서 존립할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지난 1995년 11.6%였던 40-44세 싱가포르 남성 중 독신자의 비율이 2001년에는15.0%로 늘어났다. 또 같은 연령층 여성의 경우 독신자의 비율이 12.5%에서 14.0%로 높아졌다. 남성의 경우 독신자의 대부분이 중등 학력 이하의 저학력 소유자들이었으나 여성의 경우엔 대졸학력 소유자들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싱가포르 AFP=연합뉴스) hanil@yna.co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