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사회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개혁파 버나드 팍스 로스앤젤레스 경찰국장의 재임용이 9일 경찰위원회 투표에서 부결됐다. 5명의 민간인으로 구성된 LA 경찰위원회의 릭 카루소 위원장은 찬성1표, 반대 4표로 팍스국장 연임안이 부결됐다고 발표하고 "로스앤젤레스 경찰국은 심각한 신뢰상실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97년 취임한 팍스 국장은 경찰개혁과 치안개선 방안을 놓고 시검사장이었던 제임스 한과 잦은 의견충돌을 빚었으며 지난 해 7월 시장에 취임한 한 시장은 지난 2월 팍스국장의 연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팍스 국장의 연임을 부결시킨 5인위원회는 전원 팍스 시장에 의해 임명된 사람들로 그의 절대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LA 사상 두번째의 흑인 경찰국장인 팍스의 연임 여부는 흑인사회의 비상한 관심의 대상이었다. 팍스국장은 LA경찰의 해묵은 부패를 근절하고 기강을 강화하기 위해 힘겨운 노력을 기울여왔으나 경찰내부에서는 지나치게 가혹하고 불공평하다는 반발이 제기돼왔으며 8천300명의 회원을 갖고 있는 LA경찰보호연맹은 지난 1월 팍스국장에 대해불신임 투표를 행사했다. 흑인사회에 큰 실망을 안겨준 팍스국장의 연임좌절은 경찰관들이 흑인 운전자를집단폭행, 흑인폭동의 도화선이 됐던 이른바 `로드니 킹 사건'이 발생한지 꼭 10년만의 일로 인종간 긴장을 재촉발할지 비상한 주목을 끌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오연특파원 coowon@a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