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대립이 심화하면서 미국 전역의 대학에서도 친이스라엘-친팔레스타인 학생들간의 대립 분위기가 고조하고 있다. 일부 대학에서는 살해 협박 사례가 보고되고 있어 학생들 사이에 공포분위기까지 조성되고 있다.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컬럼비아대, 조지타운대와 캘리포니아주, 매사추세츠주, 워싱턴 등에 소재한 30여개 미국 대학의 팔레스타인 지지 학생들은 9일을 전국행동의 날로 정하고 일제히 대규모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이들은 친팔레스타인-반이스라엘 시위를 인권운동과 정의구현 차원에서 벌린다는 계획을 수립해 놓았다. 이에 따라 이들은 노동착취 반대운동, 최저임금 보장운동 단체 등을 규합하고 있으며 인종차별 정책을 고수해 왔던 남아공화국에 대해 그랬던 것 처럼 미국대학들이 이스라엘과 거래를 하는 기업들에 투자를 하지 않도록 하는 운동을 전개키로 했다. 학교 내에서는 그간 교지 등 각종 간행물 등을 통해 자신들의 주장을 펴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지지 학생들은 이제 그 선을 넘어 자신들의 주장을 행동으로 표시하고 있다. 애나버 소재 미시간대학의 팔레스타인 지지 학생들은 최근 어느 모임에서 유대인대학살(홀로코스트)은 '지어낸 이야기'에 불과하다는 내용을 담은 책자를 배포했다. 하버드대에서는 팔레스타인 지지 학생들이 '이스라엘의 테러'를 비난하는 평화적인 철야 시위를 벌였다. 20일로 날짜가 잡힌 워싱턴 시위에는 친팔레스타인 학생단체와 미국의 군사력증강에 반대하는 단체, 임금착취 반대운동단체 등이 연대하게된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일부 아랍계와 유대계 학생들은 살해 협박 메일을 받고 있으며 캘리포니아주립대학의 유대계 학생들은 반드시 2명 이상이 함께 다니도록 주변의 권고를 받고 있다. 미국 대학에서는 유대계나 친이스라엘계 학생들의 수가 친팔레스타인계 학생들에 비해 훨씬 많다. 예를 들어 미시간대학에는 유대계 학생이 6천명이 있는 반면 아랍계나 이슬람계 학생들은 2천명에 불과하며 그나마 이곳의 아랍계나 이슬람계 학생수는 디트로이트 일원의 인구 때문에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그러나 수적인 열세에도 불구하고 지금 미국에서는 친팔레스타인 학생단체들이더 목소리도 높고 더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양측 학생들은 분석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