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위기라는 변수로 미국의 이라크 공격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지난 주말 가장 '충실한' 맹방인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를 텍사스주의 목장으로 불러 들여 이라크 공격에 대한 분명한 지지를 얻어낸 데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끌어들이기 위해 9일에는 워싱턴에서 조지 로버트슨NATO 사무총장과 만나는 등 제2단계 테러 전쟁의 명분 쌓기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는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으로 인해 당분간은이라크 공격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가 어려워 보인다. 적어도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중동에서 평화 중재 활동을 벌이는 동안에는 작전에 들어가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워싱턴 정치.군사 분석가들의 중론이다. 당초 부시-블레어 회동도 테러 전쟁을 아프가니스탄에 이어 이라크로 확산시키는 문제가 주요 안건이었으나 중동 위기 해결 방안을 강구하느라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 USA 투데이는 8일 팔레스타인 영토에 대한 이스라엘의 침공이 계속되는 한 이라크 공격에 대한 중동과 유럽 국가들의 협력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가들의 진단을 인용하고 중동 변수가 국제 연대의 관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아랍 국가들로서는 이라크 공격은 곧 아랍 진영 전체를 공격하려는 미국과이스라엘이 공모로 받아들이기 십상이므로 설령 이라크 공격에 동의하더라도 미국의행동에 선뜻 동참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투데이는 그러나 일부 강경파는 팔레스타인-이스라엘간 위기가 고조될수록 사담후세인 이라크 대통령 축출이 더욱 시급한 과제라고 주장하고 핵무기 개발을 꾀하는위험한 독재자를 없애는 동시에 팔레스타인 과격분자들에 대한 잠재적 지지자를 제거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