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국제사회의 철수압력을 무시하고 요르단강 서안 팔레스타인 지역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과 아프리카, 중동 등지에서 반이스라엘 시위가 격화되고 있다. 모로코 수도 라바트에서는 7일 35만명의 대규모 군중들이 참가한 가운데 미국의 편중된 중동정책과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군경의 삼엄한 감시하에 이뤄진 이날 시위에서 군중들은 조지 W.부시 미국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에 빗대어 미국과 이스라엘이야말로 진정한 악의 축이라고 비난하며 가두행진을 벌였다.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의 모로코방문을 하루 앞두고 발생한 이날 시위에는 좌파 소속 압드라마네 유수피 총리와 여러 명의 내각 장관및 야당지도자들이 참가했으며 일부 시위대는 미국 대사관앞에서 성조기를 불태우기도 했다. 유수피 총리는 시위대를 향한 연설을 통해 "야세르 아라파트는 모든 형태의 테러리즘에 대한 저항의 상징"이라고 추켜 세우며 아라파트 수반에 대한 연대감을 표시했다. 프랑스 파리 교외의 가르주 레 고네스와 남부도시 마르세유에서는 지난 5일과 6일 유대인 교회당에 괴한들이 화염병을 투척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으나 부상자는 없었다. 파리에서는 7일 이스라엘에 대한 찬반시위가 각각 벌어졌다. 반이스라엘 시위대는 팔레스타인 자폭테러공격자들의 사진과 '어제는 뉴욕, 오늘은 예루살렘, 내일은 파리' 등의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반이스라엘 구호를 외쳤다. 유대인 5만3천여명은 7일 친이스라엘 시위를 벌였으며 시위도중 한 시위자가 경찰관의 배를 흉기로 찌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은 유대인 교회당에 대한 공격에 항의하고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시위를 벌였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바스크지역의 산 세바스티안, 빅토리아등지에서도 수천명의 시위대가 이스라엘군의 요르단강 서안 점령작전을 비난하는 시위를 벌이며 "이스라엘은 살인자, 미국은 공범자"라는 구호를 외쳤다. 스웨덴 제2의 도시인 예테보리에서도 5천여명이 "팔레스타인 인민해방투쟁을 지지한다"는 구호가 적힌 깃발을 들고 시위를 벌였으며 스톡홀름에서도 6일 1천500-2천명이 참가한 가운데 친 팔레스타인 시위가 벌어졌다. 레바논의 티레시에서는 5천여명의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집결해 이스라엘군이 아라파트 수반에게 위해를 가할 경우 이스라엘 대사관을 공격하고 이스라엘 민간 항공기를 납치하는 테러공격으로 맞서겠다고 경고했다. 시위대의 선두에는 허리춤에 모조 폭탄을 두르고 자살테러범과 같은 복장을 한 7-10세의 어린이 200명이 앞장서 눈길을 끌었다. 이와 함께 시리아의 다마스쿠스와 호주 시드니에서도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그러나 미국 뉴욕시의 유엔본부 인근과 보스턴시에서는 3-5천명의 시위대가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을 지지하는 친이스라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라바트.바르셀로나.파리 AFP.AP=연합뉴스) y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