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점령지역 철수를 강력히 촉구한 가운데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스라엘군 철수문제를 둘러싸고 분명한 입장차를 보이며 외교신경전을 벌였다. 부시 대통령은 6일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와 긴급 전화회동을 하고 중동위기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점령지에서 "지체없이" 철수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도 7일 오전 중동 중재외교를 하기 위해 현지로 출발하기 앞서 샤론 총리와 전화접촉을 하고 부시 대통령이 천명한 이스라엘군의 지체없는 철군을 거듭 요구했다. 그러나 샤론 총리는 미국 측의 철군 요구에 명확한 입장 표명을 유보한 채 팔레스타인측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공세를 "신속히 처리하겠다"고만 밝혀 일단 현시점에서 즉각 철군을 촉구한 유엔 결의와 미국 측의 지체없는 철군 요구를 따를 의사가없다는 점을 강력히 내비쳤다. 이스라엘군의 이른바 "방벽작전"이 열흘째 계속되는 가운데 사울 모파즈 이스라엘 참모총장은 이스라엘군이 요르단강 서안 팔레스타인 도시와 마을에서 군사작전을완료하기까지 3주 정도가 더 걸린다고 밝혀 미국 측의 지체없는 철군 요구를 사실상거부했다. 이스라엘 수뇌부의 강경 입장은 이번 기회에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고립시켜 제거하겠다는 의도를 담은 것인지 아니면 파월 장관의 중동현지방문을 앞두고 외교협상에서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인지 확실치 않다. 미국 행정부 고위당국자들은 부시 대통령의 지체없는 철군 요구에 이스라엘측이 일단 거부 반응을 보이자 당초의 강경 요구에서 신축적인 자세로 선회하는 등 한발 물러서는 듯한 자세를 취해 관심을 끌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날 "부시 행정부 당국자들은 부시 대통령의 지체없는 철군요구는 현시점에서 즉각 철군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파월 국무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은 언론 회견에서부시 대통령이 구체적인 철군 일정을 명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이스라엘군 철수에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며 신축적인 자세를 보였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 특파원 ssk@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