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무장단체 헤즈볼라 게릴라들과 이스라엘군이 7일 레바논 남부 국경지대에서 닷새째 교전을 벌이고 이스라엘이 이란과 시리아를 비난하며 강력한 보복을 경고, 중동분쟁의 확산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헤즈볼라 게릴라들은 이날 레바논과 인접한 이스라엘 북부 국경지대의 하 도브와 모샤브 아비빔에 있는 이스라엘 군 초소 여러 곳에 박격포와 대전차포 공격을 가해 이스라엘 군인 6명이 부상했다고 이스라엘군 당국이 밝혔다. 헤즈볼라 게릴라들은 또 이스라엘 영토 내에 있는 마나라 집단농장 인근 군 초소에도 총격을 가해 이스라엘군과 교전이 빚어졌다. 이스라엘군도 헤즈볼라의 공격에 맞서 탱크와 대포로 반격을 가했으며 전투기를동원, 게릴라 은신 지역으로 추정되는 레바논의 하스바야시 인근 계곡 등에 4발의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스라엘 당국은 특히 이날 헤즈볼라의 박격포 공격이 시작되자 국경지대 주민들에게 방공호로 피신하라는 대피령을 내렸다. 샤울 모파즈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이스라엘이 레바논내 무력의 중심부를 타격할 준비가 돼 있다며 "레드 라인(red lines)을 넘을 경우 어떻게 행동할 지 알게될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군은 시리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북부지대의 상황악화에 따라 이미 북부 국경 일대에 병력을 증강 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과 시리아가 헤즈볼라의 공격을 부추기고 있다며 "우리는 이것이 매우 큰 폭발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음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이미 외교 채널을 통해 이같은 경고를 보냈다고 밝혔다. 샤론 총리의 정치담당 보좌관인 다니 아얄론도 지난달말 이후 북부 국경지대에서 발생한 모든 도발의 책임이 시리아측에 있다면서 "시리아가 우리의 자제를 잘못 읽고 있다"고 경고했다.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외무장관 역시 앞서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에게 전화를걸어 이스라엘이 북부 국경지대 상황에 대한 통제력을 잃을 수도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레바논군도 남부 국경지대의 긴장 고조에 따라 2000년 5월 이스라엘군의 레바논남부 철수 이후 처음으로 국경지대에 400명의 병력을 전진 배치했다. 반면 레바논 내 시리아군은 이스라엘군의 보복 공격에 대비, 분쟁지역인 셰바 농장 서쪽 40㎞의 시돈시 입구 알 아왈리강(江) 유역에 배치됐던 병력을 후방으로 빼냈다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시리아와 레바논의 고위 관리들은 그러나 자신들도 헤즈볼라 게릴라의 이스라엘공격에 반대하며 사태 악화를 바라지 않지만 헤즈볼라를 통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이스라엘의 하레츠지가 보도했다. (카이로=연합뉴스) 이기창특파원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