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철군을 요구하며 중동정책 기조의 변화 가능성을 내비친 가운데 이스라엘은 5일 대(對)팔레스타인 공세를 지속, 최소한 28명을 사살하고 수백명을 체포했다. 이슬람 과격단체인 하마스는 그러나 미국과 이스라엘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계속 저항하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천명했다. 잇단 유혈사태에도 이스라엘을 두둔해온 부시 대통령은 전날 이스라엘에 군사행동을 중지하고 평화로 나갈 것을 촉구했으나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목표물에 대한공격을 늦추지않고 요르단강 서안 지역에 대한 장악을 공고히 했다. 기데온 메이르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은 철수를 명확히 요청했으나 '즉각' 철수라고 말하지는 않았다"면서 테러분자들의 근거지를 소탕한 후에 철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애리 플라이셔 미 백악관 대변인은 이스라엘이 부시 대통령의 철군 요청을 무시했다면서 밤사이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영토에서 병력을 빼지 않았다고확인했다. 이스라엘은 무장 헬기를 동원, 서안 투바스 마을에 미사일 공격을 가해 하마스의 고위 지도자를 포함해 6명의 무장대원을 사살했다고 팔레스타인의 한 관리가 전했다. 사망한 하마스 고위지도자는 에제디네 알 카삼 여단의 요르단강 서안 책임자카이스 이드완으로 알려졌다. 알 아크사 순교여단 지도자 나세르 아와이스도 피살됐으며 나블루스에서 팔레스타인인 18명, 투바스에서 2명 등 최소한 28명이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숨졌다. 이스라엘군은 또 과격단체 헤즈볼라가 셰바농장 일대의 이스라엘 군기지를 공격한 후 남부 레바논을 공습하고 지상전을 전개했다. 팔레스타인 보안소식통은 정보국 주요인사인 마흐무드 아사드(43)가 베들레헴외곽에 위치한 자택에서 체포되고 베들레헴 인근 알-카데르 마을에서 이스라엘군이이슬람 사원을 포위해 150여명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들의 농성이 계속되는 베들레헴 예수탄생 교회에서는 이날 총성과 폭발음이 들렸으며 내부에 있던 사제 4명이 응급치료를 위해 소개(疎開)됐으나 여전히대치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특히 야세르 아베드 라보 팔레스타인 정보장관의 가택을 급습해 30여 분가량 수색한 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드 라보 장관은 AFP통신에 급습한이스라엘군에 체포됐다는 소문을 부인하면서 "나는 체포되지 않은 상태이며 군인들이 어떠한 설명도 하지 않은채 내 집을 수색하고 떠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의 군대변인은 군인들이 모든 가옥을 검문하고 있었고 아베드 장관 저택에 들어갔는지 모르고 있었다면서 이번 일은 '실수'라고 해명하고 아베드 라보 장관이 체포되지 않았으며 군 당국이 사과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현재 헤브론과 예리코를 제외하고 팔레스타인 주요 도시를 점령하고있다. 하마스의 정신적 지도자 세이크 아흐메드 야신은 "미국과 이스라엘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에게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이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야신은 "이들은 우리의 영토점령을 유지하기위해 우리가 저항을 중지하고 백기를 내걸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우리가 무기를 내려놓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들은 꿈을 꾸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의 저항은 다르다"면서 팔레스타인인들은 더 이상 돌이나 화염병이 아닌 자살폭탄과 수제 로켓을 동원하겠다고 엄중 경고했다. (나블루스.예루살렘.베들레헴 AP.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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