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유혈사태에 너무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이 전임 클린턴 대통령의 중동평화노력을 또다시 매도하고 나서자 클린턴 진영이 발끈하고 나섰다. 부시 대통령은 6일 지난 2000년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정상회담이 결국은 "심각한 무장봉기"로 이어졌다는 평가를 내림으로써 빌 클린턴 전임대통령의 중동평화 중재노력에 다시 한번 비판을 가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와 미-영정상회담을 갖는 텍사스주 크로퍼드 목장에서 영국 ITV와 가진 회견에서 "중동평화를 위한 정상회담이 열렸으나아무런 결과도 낳지 못하고 단지 심각한 무장봉기만 낳게된 것이 오래전 일이 아니다"라며 중동평화를 위한 미국의 정상회담 중재가능성을 일축했다. 부시의 발언이 전해지자 클린턴의 대변인이었던 조 록하트는 "부시대통령은 다른 사람을 비난하기 보다는 사태를 직시해야 한다는 점을 언젠가 배우게 될 것"이라며 "부시의 지도력 부재보다 인식부재가 더 큰 문제"라고 독설을 내뱉었다. 앞서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2월 부시대통령이 클린턴 전대통령에 비해 중동평화를 위해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 17개월이나 지속되고 있는 중동 유혈사태는 클린턴 시절 시작된 것이라고 상기한뒤 클린턴의 중동평화정상회담 중재노력을 혹평했다. 집권 말기에 클린턴 전 대통령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행정수반과 에후드 바라크 당시 이스라엘 총리를 압박해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등 적극적으로 나섰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당시 애리 플라이셔 대변인의 발언이 전해지자 클린턴의 안보보좌관이었던 샌디버거는 콘돌리자 라이스 현 백악관 안보보좌관에게 항의했으며 라이스의 요청을 받은 플라이셔대변인은 "클린턴을 포함한 어떤 미국 대통령도 중동폭력사태에 책임이없다"고 물러서고 말았다. 백악관 보좌진들은 부시대통령의 6일 발언도 클린턴을 비난한 것은 아니며 아라파트가 평화를 가져올 기회를 놓친 점을 지적했다고 설명을 붙이기는 했다. 그러나 부시대통령은 이날 클린턴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으면서도 성공의 가능성이 크지 않을 때 미국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주선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해 비판의 대상이 누구인지를 분명히 했다. 또 부시대통령은 중동평화협상을 위한 정상회담 주선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은채 "지금은 시점이 아니며 나는 다른 전략을 갖고 있다"고 토를 달아 놓는 묘수를 쓰기도 했다. (크로퍼드 AP=연합뉴스) inn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