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4일 지지율 하락 등으로 정권이 위기 상황에 놓일 경우 내각 총사직 보다는 중의원해산을 단행하겠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5일 아사히(朝日)신문 등에 따르면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밤 자민당 행정 개혁 본부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향후 정국 운영에 대한 자신의 구상 일단을 이같이피력했다. 그는 이날 모임에서 스스로가 "현 정국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고 말을 꺼낸 후 BSE(일명 광우병) 대처 문제를 둘러싸고 야당이 사퇴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다케베 쓰토무(武部勤) 농림수산상 경질 문제에 대해 자민당 파벌의 대소나 숫자 만을 놓고 볼 때는 그를 경질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고이즈미 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현재 정권 상황에 대한 위기감을 반영한 것으로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일부 언론 여론 조사에서 내각 지지율과 비지지율이 역전되는 등 인기가 급락한데다 다케베 농수상 경질 문제를 둘러싸고 연립여당 파트너인 공명당과의 암묵적인 대립이 표면화되는 등 정치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그는 야당은 물론 공명당까지 다케베 농수상이 BSE 발병의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한데 대해 "사퇴 불필요"로 맞서고 있다. 이와 관련, 참의원은 5일 본회의에서 야당측이 전날 제출한 다케베 농수상 문책결의안을 표결할 예정이나, 그동안 농수상의 사임을 강력히 요구하던 공명당이 돌연강경 입장에서 선회, 표결에 불참키로 결정함에 따라 결의안은 부결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김용수특파원 yskim@yna.co.kr